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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RJ 팔라시오)

굼벵이(조용욱) 2025. 2. 23. 05:33

난 이런 류의 성장소설을 좋아한다.
단순해서 읽기도 편하고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할 수 있어 일석 여러조의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어거스트인데 어기라고 부르는 10살 짜리 5학년생 꼬마다.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주인공은 안면장애를 안고 태어나 얼굴이 외계인처럼 일그러져 어글리하게 생겼다.
그런 얼굴은 정상적인 아이에겐 혐오감을 주고 본인에겐 자괴감을 주어 세상을 살아가기가 만만찮다.
그런 아이와 세상이 하나되어 아름답게 살아가는 이상향을 재미있게 묘사한 작품이다.
세상의 부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읽고 눈곱만큼이라도 달라진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너무 재미있어서 나같은 늙은이도 단박에 어린이가 되어버린 착각에 빠지게 한다.
나도 그런 류의 성장소설을 쓰고싶은 강한 충동까지 느끼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서로 소감을 나누며 동반성장하는 기회로 삼길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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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애들이 좋은 점은 바로 기분 나쁜 말을 할 때도 있기는 하지만 전혀 악의는 없다는 거다.
더구나 어린애들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른다.
(어른이 아이를 대할 때 꼭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큰 아이들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안다.
그런 말은 도저히 웃어 넘길 수가 없다.

작년부터 길게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 이유도 머리가 눈을 가려주기 때문이다.
머리가 길면 보기 싫은 것들을 가리고 싶을 때 써먹기 좋으니까

만일 옳음과 친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을 선택하라

우리가 한 행동이 곧 우리의 묘비이다.

"하늘나라에 가면 사람들은 똑같게 보여?"
"글쎄 아닐 거야."
"그럼 어떻게 서로 알아봐?"
"글쎄다 아가"
엄마는 피곤한 목소리였다.
"그냥 느끼는 거야.
사랑하기 위해 꼭 눈이 필요한 건 아니잖아 그렇지?
그냥 마음으로 느끼는 거야.
하늘나라에서도 그럴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아무도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는 않아"
엄마가 다시 나에게 입을 맞추었다.
"이제 자거라 아가 늦었구나.
엄마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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