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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생각

[스크랩] 반창회 모임 후기(순영이와 오리고기 1부)

by 굼벵이(조용욱) 2009.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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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처럼 모인다니까 하늘도 시기했었나봅니다.

아침부터 뿌려대는 빗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아침 새벽에 테니스장엘 가려다가 떨어지는 빗방울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어제의 과음으로 속이 별로여서 김장 김치를 듬뿍 넣어 얼큰하게 라면을 끓입니다.

집사람은 하루 온종일 잠을 자야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끓입니다.

어릴 때부터 자취생활을 오래 한 덕분에 라면 끓이는 것은 내가 선수입니다,

집사람이나 애들은 내 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속풀이용 라면은 내 방식이 최곱니다.

그렇게 아침을 때우고 영화를보기 시작합니다.

특별히 영어공부 할 여유가 없기에 영화보는 것으로 영어공부를 대체한 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세편을 보고나니 집사람이 일어나 점심을 준비합니다.

"김치볶음밥을 먹을래요 칼국수를 먹을래요?" 하기에

"난 아무거나 상관없으니 작은애가 먹고싶다는걸로 합시다."

제가 키우는 고슴도치 보다 더 야행성인 작은 녀석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밥먹는 시간 뿐입니다.

그렇게 해서 준비한 칼국수를 점심으로 먹고 있는데 박중원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길이 막힐 것 같아 조금 일찍 출발했습니다.

오늘은 학교 졸업하고 얼굴 한번 보지 못했던 순용이와 영애가 나온다고 하니 보고싶은 마음에 가슴이 설렙니다

비가 많이 와서 조금 불편했지만 다행히 길은 그리 막히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운전 중에 졸음이 쏟아집니다.

상만이 사무실에 가서 커피 한잔 얻어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시간이 되어서 오리집에 갔습니다.

승구가 막 도착하고 친구들이 속속 도착했습니다.

무언가 행사다운 의식이 필요하다는 곰탱이 현준이 말에 조금 주제넘지만 제가 먼저 나서서 건배제의를 했습니다.

내가 폰카로 사진을 찍는 바람에 나는 사진에 없습니다.

나중에 모일 때는 다른 사람들이 내 사진을 많이 많이 찍어주길 바랍니다.  

이어서 박중원 선생님을 시작으로 인사가 시작 되었습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야, 상만아 니덜 축구선수 할 때 나한테 많이 맞았지? 미안하다."

상만이 : 그 땐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만나뵈니 오히려 그 때가 더 그리워지는 것 같네요.

 "그래 미안하다...사과하는 의미에서 내가 제대로 된 오리쌈을 만들어 줄께..."

영순이 : "상만이는 좋겠다..."

 "선생님 누군 입이고 누군 조동아립니까?"

"사실 맞은 걸루 따지만 내가 젤로 많이 맞았습니다. 곰탱이처럼..."

"나도 쌈 싸 주십시오!"

 영애 : "쟤는 덩치는 곰같은게 쪼잔하게 먹는걸 가지고 화를 내고 그래...참 별꼴이다 그치?"

순용 : "맞아. 그러니까 맞았을거야. 곰탱이..."

 주용이 : "쟤는 먹는걸 너무 밝혀...도대체 내가 먹을게 없잖아. 너 그 젓가락 안치울래?"

후일이: "놔둬라 주용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고기 먹어보겠니. 속 넓은 네가 참아라"

주용이: 내가 그걸 어떻게 참니? 나 이렇게 깡마른게 누구 때문인데?"

순영이 : "그거 고기 한 점 먹었다고 드럽게 뭐라고 하네. 치사하게.... "

옥배 : "주용아 그만해라. 내가 한 점 싸줄게. 지집애 쪼잔하기는...."

 원봉이 : "야, 순영아! 너 왜그랬어 임마! 이 대근이한테 한번 맞아볼래?"

주용이 : "잘한다 원봉이! 역시 너는 대근이야. 네가 짱이다"

승구 : "짜식들 그냥 술이나 먹지 뭘 그런걸 가지고 쯧쯧...."

 주용이 :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참을 수가없어! 얌마, 너 순영이 나 너땜에 이렇게 마른거 안보여?"

후일이 : "그래 순영아 네가 사과해라"

 후일이 : "야 이 바보같은 순영이놈아. 난 임안이 뽈록하게 먹어도 주용이가 암말 안하잖오?"

 

 영애 : "야! 니들 그만 싸우고 나 좀봐라. 나 영애야 이영애. 장금이 이영애라고"

 

 "이 장금이가 한 쌈 싸줄까?"

 

 "자자 이제 그만들 하시게"

 "나 태환인데 니들 모인다고 해서 구경나왔는데 무슨 먹는걸 가지고 쌈박질만 하고 그러냐?"

 "그래...우리 그러지 말자. 모처럼 만나서 재미있게 놀아야지?"

"그리고 용욱이 왜 지수와 득수를 착각하는거여? 지수와 득수는 하늘과 땅 차이다"

 "에이 장말 못참겠다

주용이 너 이따가 노래방에서 봐

박살을 내버릴텡께"

 영순 : "웃기는 녀석....농담으로 그런건데 사내자식이 그런걸 가지고 삐지고 그래...."

옥배 : "맞아 정말 우습다...."

 옥배 : "야, 주용아 니가 농담을 너무 심하게 한 것 같다. "

 영순이 : "여러분! 설마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바보같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죠?"

선생님 : 그녀석 이쁘게 마무리도 잘하네... 하마터면 불똥이 나한테 튈뻔 했어.....

 상만이 : "선생님 걱정 마세요. 옛날 이야기를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 드물어요. 그보다 어려운 수많은 역경을 헤치고 지금 이렇게 폼나게 살고 있잖아요. 그 때 안 맞았으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겁니다.  이걸로 일단 1부는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

 

출처 : 여섯줄의 선율
글쓴이 : 굼벵이(조용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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