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를 찾아서1262 사피엔스의 죽음(후안호세 미야스외 공저) 죽음으로 삶을 설명했다.우리가 이야기하는 노화나 자연사는 인간과 애완동물에게만 존재한다는 설과 할머니 가설이 눈여겨 볼 만하다.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자연계에서는 약해지면 죽고 최고만 살아 남는다.먹이사슬의 최고봉만 노화나 늙어 죽는 자연사를 경험한다.자연에선 실수나 실패가 곧 죽음을 의미한다.약한 동물은 강한 동물의 먹이가 될 뿐이기에 약해지면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 평균수명 차이는 활동량에 반비례한다.쥐가 3년의 평균수명동안 돌아다닌 거리와 90년의 평균수명을 가진 코끼리가 걸어다닌 거리는 같다는 이론이다. 폐경기 이후 여성이 살아야할 이유를 아이돌봄에서 찾는 것도 특이하다.생산활동 등으로 부모가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환경에 봉착하자 폐기처분 대상인 폐경기 할머니를 아이를 돌보는 기간 동안 살려둔다.. 2025. 1. 9.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미야베 미유키) 12구절로 이루어진 하이쿠라는 일본의 전통시를 쓰고 각각의 구절을 단편소설로 만들었다.아니 거꾸로 자신의 단편소설들을 모아 하이쿠 전통시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어쨌거나 기발하고 재미있는 발상이다.일본사람이 읽으면 한 편의 멋진 하이쿠 시를 음미하면서 구절마다 단편소설을 통해 해설을 음미하는 형식이다.다양한 형태의 단편들이 실려있는데 대부분 여성적 시각에서 바라본 아기자기한 삶의 디테일을 다루었다.순서 없이 아무거나 펼쳐 읽어도 좋지만 먼저 시를 음미하고 읽으면 좋은 듯하다.하지만 난 일본 전통시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해 제목이 무언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나이 드니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잔다.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중간에 깨는데 억지로 자려하면 더욱 더 말똥말똥해진다.그럴 땐 차라리 책을 읽는 게 좋다.. 2024. 12. 31. 뜨거운 유월 바다와 중독자들 (이장욱) 하지만 삶은 추리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막이라고 연은 결론을 내렸다. 연은 마치 모수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정말이지 모수는 일기를 쓰고 나서 일기에 사로잡힌 사람 같았다. 사로잡힌다고? 그렇지 사로잡히는 거지. 모수는 무엇을 생각해서 무어라고 말을 하는것이 아니라 무어라 말을 했기 때문에 무엇을 생각하는 사람 같았다. 말을 하고 그 말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 같았다. 노트에 그렇게 적었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야 하는 사람처럼 모수는 살아갔다. 모수의 노트를 읽어가면서 연은 그렇다는 것을 알았다. 모수는 생활을 하고 생활한 곳에 대해 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일기를 쓴 이후에야 생활을 하는 사람 같았다. 책을 읽고 마트에 가고 옥상을 청소하고 어구들을 정리했다고 적은 뒤에 모수는 책을 읽고 마트에.. 2024. 12. 31.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필리프 베송) 처음엔 은유적 표현인줄 알았다.제목 그대로 13세 어린아이가 보는 가운데 아빠가 엄마를 칼로 난도질해 살해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이후 아이는 결국 트라우마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가정폭력이 가져오는 가정파탄을 고발하는 소설이다. 2024. 11. 26. 꿰맨 눈의 마을(조예은) 난 판타지 소설을 즐기지 않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빼 든 이유는 우선 그리 두껍지 않아 서울 가는 버스 안에서 부담 없이 읽기 위해서다.일단 목적은 달성했다.특정 분야만 고집하면 편향적인 사람이 된다.남녀노소,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으며 사유나 공감의 폭을 넓혀야 한다.지구가 오염돼 눈이 등에 생기거나 팔이 여러개가 되는 비정상 신체가 지배적인 사회가 도래하자 정상인 사람들만 격리되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사랑이야기다.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나 신념이 매우 폐쇄적이고 제한적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우리는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때론 그 정상이 정말 가치 있고 필요한 것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 2024. 11. 25. 미스 델핀의 환상 사무소 (도미니크 메나르) 참으로 아이디어가 빛나는 소설이다.처음부터 아주 깊이 빨려들었다.감정팔이로 사업을 하다니!상대방의 감정을 사업의 대상으로 삼아 그걸 해결해주면서 시간당 비용을 청구해 살아가는 델핀양의 이야기다.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감정을 없애고 온전히 상대방의 감정에 몰입해 다른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일테면 애인을 잃은 슬픈 감정을 달래주기 위해 완벽한 애인대행을 해주어야 한다는 식이다.어찌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살다가 마지막에야 자신의 욕망에게 사과하는 라캉식 삶에 충실한 삶을 살아간다.이 책은 그걸 소설 속 주인공의 삶으로 보여준다.집단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선 공감능력이 필수다.그게 없으면 소시오패스가 되거나 나르시시스트가 되어 사회부적응자로 분류되어 집단 내 사회생활이 어렵다.레밍 들쥐떼처럼 .. 2024. 11. 25. 니체의 마지막 선물(오카모토 유지히로) 그동안 다양한 서적을 통해 니체를 접했었다. 단편적인 말모음집을 포함해 니체 전기나 '짜라투스투라는 이헐게 말했다' 까지 다양하게 읽으면서 그의 생각에 깊이 공감해 왔다. 그의 생각과 내 생각이 많은 부분 일치하기 때문이다. 특히 관점론과 초인이론은 현재까지 나를 지배하는 중심 철학관이다. 인간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세상 만물을 자신의 관념 안에서 인식할 뿐이다. 그러기에 인생은 올바른 관념체계를 가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올바른 관념체계는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며 학이시습하는 과정을 통해 죽을 때까지 자신만의 것을 다듬어 가는 것이다. 그사람의 실체는 그사람의 관념체계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관념의 통합으로 신도 만들고 국가도 만들며 시장도 만든다... 2024. 11. 11.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 그는 책 속에서 기린의 일화를 소개한다. 그 울림이 내게 깊이 스며들었다. '기린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새끼기린은 태어나면서부터 일격을 당한다. 키가 하늘높이만큼 큰 엄마 기린이 선채로 새끼를 낳았기 때문에 수직으로 곧장 떨어져 온몸이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 것이다. 충격으로 잠시 멍해져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는 순간 이번에는 엄마 기린이 긴 다리로 새끼 기린을 세게 걷어찬다. 새끼기린은 이해할 수 없다.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났고 이미 땅바닥에 부딪혔는데 또 걷어차이다니. 아픔을 견디며 다시 정신을 차리는 찰나 엄마 기린이 또다시 새끼 기린을 힘껏 걷어찬다. 처음보다 더 아프게.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진 새끼 기린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머리를 흔든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는다. 이대로 가만히 .. 2024. 11. 5. 블랙쇼맨과 운명의 바퀴(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소설 대부분이 대체로 그렇듯이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추리소설이다.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85년부터 전업 작가생활을 시작한 58년생 히가시노 게이고는 동갑인 내게 새로운 가능성을 전해준다. 나는 84년부터 직장생활을 해 2020년 정년을 맞고 이후 지나온 삶을 정리하며 사생활의 역사를 쓰고 있다. 그런 내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격려를 보내는 듯해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가볍게 시간보내기 좋은 책이다. 마요와 그녀의 삼촌 다케시가 이어가는 미스테리 극이다. 다케시는 작은 바를 운영하는 술집 주인지만 특별한 혜안을 가진 탐정역할을 한다. 마요는 건축사지만 늘 사건을 가져오고 사건의 중심에 선다. 다케시의 기지로 사건은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나며 잔잔한 감동을 준다. 2024. 10. 27. 맡겨진 소녀(foster 클레어 키건) 전형적인 성장소설이다. 가난한 다산 가정의 어린아이가 어머니의 출산으로 보살핌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일정기간 다른 가정에서 살다가 돌아오는 과정을 그렸다. 수탁가정은 아들을 잃고 슬픔에 잠긴 집이어서 더더욱 깊은 사랑으로 아이를 돌본다. 일테면 첫날 오줌을 쌌지만 습기가 심해 축축해졌다며 아이를 배려하기도 하고 바닷가에 데리고 나가 모래밭을 거닐게 하기도 한다. 양아버지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전해주고 양어머니는 디테일한 사랑으로 감싸준다. 아이의 시각 그대로 그린 이야기가 너무 맑고 순수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중에 작가 소개란을 보니 '말없는 소녀'라는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출간이래 아일랜드 교과과정에 줄곧 포함되어 아이들에게 읽혀졌단다. 일테면 우리나라 '소나기'나 알퐁스 도데의.. 2024. 10. 27. 단편집 가장 짧은 낮(츠쯔젠) 정말 다사롭고 감미로운 이야기들로 구성된 책이다.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는다. 우리네 어린시절 정서와도 많은 부분 일치해 저항감이 없고 오히려 정겹다. 시골 마을 정서가 가감없이 그대로 묘사된다. 마치 동화책을 읽는 듯한 느낌마져 든다. 일테면 이런 표현들이다. '진흙탕은 고름이 흘러내리는 상처 같았다. 이런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햇빛이었다. 맑은 날이 계속 지속되기만 하면 이 상처는 크기가 점점 줄어들어 딱지가 앉았다.' 문화혁명기를 교차하는 시기에 시골 마을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잘 묘사되어 있다. 시골 마을의 끈끈한 정과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이 든 세대가 읽는다면 더 많은 공감 속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어린시절의 자신으로 감정이입될 것이다. 참 좋은 책이다... 2024. 10. 14. 건널목의 유령(다카노 카즈아키) 글을 참 재미있게 잘 썼다. 유령 이야기지만 탐정소설처럼 의혹이 이어지며 흥미진진하다. 유령을 주제로 다루는데 궁극에는 어느새 유령이 사라져버린 따뜻한 사랑 이야기로 바뀐다. 아버지에게 배신당하고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너무나도 어렵게 자라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가 생계를 위해 홍등가를 맴돌던 중 정치가의 노리개가 되었다가 그로부터 살해당하자 한을 풀지 못해 유령이 되어 복수극을 벌인다는 스토리다. 그걸 취재하는 기자가 주인공인데 궁극에는 유령의 실체와 성장 배경, 죽기 까지의 한 맺힌 과정을 파헤쳐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복수극이 끝난 뒤 유령이 조용히 사라질 수 있도록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 준다. 사랑은 유령도 감동시키면서 유령극이 사랑이야기로 승화한다. 2024. 10. 14. 내가당신과하고싶은것은 사소한것들과하는사랑이었다(리차드 칼슨부부)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고 원만하게 유지하는 비결을 담았다. 그건 복잡하고 대단한 것도 아니고 간단하고 사소한 것들이다. 그중 최고의 진수는 남녀노소 모든 관계에 그냥 친구처럼 지내면 된다는 거다. 그래서 난 이글을 인용해 명절 덕담으로 페이스북에 올렸다. 또 한가지가 있다면 무조건적 긍정적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라는 거다. 자존심 내세우며 나를 고집할 필요와 이유가 없다. 감옥살이 갈 일 아니면 굳이 진실을 밝히려 들 필요도 없다. 세상은 어차피 창과 방패로 구성되어 있다.(모순) 그래봤자 인생살이 고달프기만 하다. ******************************** 연인 부부보다 친구가 되어라 친구는 서로를 지지하는 사이죠. 인내심을 갖고 대하는 대상이고 친절하게 대하고 결점도 웃고 넘어가는 관계입.. 2024. 9. 19. 꿀벌의 예언(베르나르 베르베르) 성서에 천사가 인간에게 남긴 지문에 관한 얘기가 나와요 아기가 세상에 태어날 때 천사가 '네 전생들은 모두 잊어버리렴' 하면서 손가락을 갖다 대 생긴 자국이 우리 입술과 코 사이에 있는 인중이라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과거의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돼요. 그게 바람직한 것이예요. 설령 자신이 누구였는지 기억해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도움이 되죠. 벌은 개미, 등검은 말벌과 함께 말벌에서 분화되어 나왔죠 고릴라와 침팬지 인간이 같은 조상을 둔 영장류동물인 것과 같아요. 원시 말벌을 조상으로 둔 개미와 꿀벌, 등검은 말벌은 일종의 사촌형제인 셈인데 먹이가 이들을 저마다 다르게 진화시켰다고 이해하면 돼요 꿀벌은 식물성, 등검은 말벌은 동물성, 개미는 잡식성이죠. 세 막시류 곤충.. 2024. 9. 1. 아무도빌려주지 않는 인생 책 (가우르 고팔 다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 그걸 꺼내어 사용하지 않으면 그건 내게 아무런 쓸모가 없는 교훈이다. 그런 의미에서 꼭 다시 한 번 리마인드 해볼 필요가 있고 삶 속에 적용하며 실천해야 하는 것들을 실례를 기반으로 설명해 놓았다. 내가 밑줄 그은 부분을 소개한다. ************* 나의기쁨은 그 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내가 그 방을 좋아하는가 아닌가는 가구 배치에 달려 있지 않아요. 전적으로 마음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달려 있어요. 행복은 우리가 미리 결정하는 것이에요. 나는 이미 내 방을 사랑하기로 결심했고 내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남은 생을 사랑하기로 정했어요. 그것은 내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내리는.. 2024. 8. 29.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룰루 밀러 / 정지인) 마치 내가 살아오는 내내, 그 질문을 할 순간만을 열렬히 기다려왔다는 듯 아버지는 내게 인생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통보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적인 존재는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 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아버지는 내게 알려주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말로 우연히 우리를 만든 것이자 언제라도 우리를 파괴할 힘이라고 말이다... 2024. 8. 14. 눈에 갖힌 외딴 산장에서(히가시노 게이고) 배우 일곱이 눈에 갖힌 산장에서 하루에 한 사람씩 죽어나가는 살인사건을 다루었다. 이 배우들은 새로운 연극의 오디션에서 새로이 선발된 사람들이다. 여섯은 같은 극단 소속이고 하나는 다른 극단 소속이다. 세 명의 배우가 하루에 한 사람씩 사흘에 걸쳐 각기 다른 방식으로 타살되고 시체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다른 극단 소속의 배우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건의 전말을 밝혀낸다. 마지막은 그게 모두 고도의 연극이었다는 것으로 극적인 반전을 도모한다. 하지만 마지막을 읽을 때까지 그게 연극인지 사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울만큼 박진감을 느낀다. 우리네 인생살이 또한 그 누군가 창조주의 기획에 의한 고도의 역할극이 아닐까? 추리소설의 특징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사건 사고를 다룬다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비극적 종말.. 2024. 8. 14. 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소설을 읽을 때마다 정중동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문장이나 글의 흐름이 현란하지 않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처럼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마치 물 밑에서 노니는 송사리 떼를 구경하는 느낌이다. 나름 절도도 있고 어떤 커다란 문화의 바운더리 안에서 보이지 않는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그들만의 특성을 엿볼수있다,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려는 열정이 돋보인다. 그런 면에서 일제시대를 경험한 우리나라 작가들의 글은 일본소설을 많이 닮아 있다. 일테면 심훈의 상록수나 황순원의 소나기 따위가 그 좋은 예라 하겠다. 남들은 어쩔지 모르지만 난 그런 아기자기한 사랑이 좋다, 우리를 식민지배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반일이나 배일을 주장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80년이나 지난 지금이고 그 시절에 태어나거나 .. 2024. 8. 14. 유전자 지배 사회(최정균) 진보는 혐오스런 일들을 보수보다 더 무감각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잘 견뎌낸다고 한다.즉 불법, 불공정, 불투명, 부정확, 부정, 부패, 불륜 따위의 혐오스런 일들에 대해 진보는 보수보다 혐오감을 덜 느낀다는 거다.정 반대라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벌어지고 있는 보수와 진보의 니전투구 개싸움을 보면서 이 책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동방예의지국이라는 나라에서 개만도 못한 사람들이 개떼처럼 몰려다니며 참을 수 없이 가벼운 행동을 일삼는 근저에 개혁과 진보를 부르짖는 사람들이 독사처럼 도사리고 있다니 다가올 미래가 암담할 뿐이다.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진정한 진보적 사고방식이 중요하지 않을까?난 개떼들 보다는 진정한 의미의 진보를 좋아하고 지지한다.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진보가 오히려 불법, .. 2024. 8. 3.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룰루 밀러) 마치 내가 살아오는 내내, 그 질문을 할 순간만을 열렬히 기다려왔다는 듯 아버지는 내게 인생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통보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적인 존재는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 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아버지는 내게 알려주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말로 우연히 우리를 만든 것이자 언제라도 우리를 파괴할 힘이라고 말이다... 2024. 8. 3. 하지 않는 삶(히조) 따라하지 않는 자기만의 삶, 미니멀 라이프를 주제로 삼았다. 그러려면 삶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일상 속 당연시 여겼던 삶의 방식에 의문을 던지고 좀 더 가볍고 주관적인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모두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들인데 요점정리와 함께 사진도 실었다 내가 추구하는 삶과 비슷해 공감이 많이 간다. 이사람 글을 읽으면서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긴 해도 내 아들 나이대인 듯한데 어림잡아 2~30년 내가 더 많이 살았고 경험했으며 그래서 더 많이 읽고 썼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과 행동 뿐아니라 글맵시 조차도 나보다 앞선다. 내가 헛 살은 건지 그녀가 유전적으로 뛰어난 건지 모르겠다. 내 경우에 그정도의 글이 탄생하려면 적어도 다섯번 이상의 퇴고과정이 필요하다. 문장 구성도 .. 2024. 7. 20. 앞쪽형 인간 (나덕열) 후뇌는 마치 저장고와 같아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저장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반면 앞 뇌는 이 저장고에서 자료를 가져다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실행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앞 뇌 개발이 특히 중요한데 앞 뇌를 개발하려면 읽기보다는 쓰기나 말하기를 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그 비법으로는 1. 듣기보다는 발표를 하라2. 작업용량을 늘려라3. 외국어를 배워라4. 읽기보다는 쓰기를 하라5. 시간관리를 하라6. 계획을 세워라7. 결단력을 키워라8. 논리와 놀아라9. 예측기능을 사용하라 정말로 뛰어나려면1.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2. 레이저 빔처럼 한 곳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려면 가지치기를 해야한다. 이거 아니면 .. 2024. 6. 2. 남은 인생 10년 (고사카 루카) 큰아이가 영화를 보고 나서 나름 감명깊었는지 일부러 책방에 들러 아버지에게 사다준 책이다.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작가 자신도 희귀병으로 이 소설을 남기고 죽었다.희귀병으로 10년 밖에 살수 없는 스무살짜리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이후 10년 동안 겪는 청순한 사랑이야기를 그렸다.사실 하루살이는 하룻동안의 삶으로 마무리 되고 매미는 일주일 살다 죽는다.수십년 동안 늙고 병들어 추하게 죽는 것보다 예쁜 나이에 다른 사람들의 축복 속에 아름답게 죽는 게 더 현명한 삶인지도 모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들면 추하게 쪼글거리는 신체 못지 않게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는 듯하다.살아보니 그렇다.짝짓기 감정이 왕성한 젊은 시절엔 이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아름다움을 가꾸고 품위를 유지해 나가려 하지만 나이들면 이를 포기.. 2024. 5. 30.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필명) 세이노의 가르침 읽기를 오늘 모두 끝냈다.본명 밝히기를 꺼려 'Say no' 란 필명으로 글을 쓰고 그걸로 이 시대 젊은이들을 일깨워 사회공헌을 실천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팬카페에서 젊은이들을 상담해왔다.나까지 이 책을 읽었음은 물론 아들에게까지 이 책 읽기를 강권하는 걸로 봐서 일단 목표를 초과달성 하셨다.심지어는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나는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글쓰기를 좋아하고 온 종일 글쓰기를 해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자신이 있다.허리 협착증만 잘 버텨준다는 전제에서 말이다.작가는 나보다 한두살 많은 베이비부머 천억대 부자다.그래서 그런지 나랑 사고방식이 비슷하다.자신이 역경을 딛고 일어서 자신이 부자가 된 이면을 소개했다.이 책을 중간 즈음 읽다가 나는 읽기를 멈추고 곧바로 아들.. 2024. 5. 23. 나의 돈키호테(김호연) 절망 앞에 희망을 찾아 무모하게 맞서는 사람을 돈키호테라고 한다.나도 한 때는 돈키호테였다.내가 없으면 우리회사가 쓰러지는 줄 알았으니까.내가 회사를 지켜내지 못하면 회사는 노조에게 휘둘려 쓰러지고, 정부의 입김에 휘말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런 열정과 오만이 없었으면 나는 결코 성장할 수 없었으며 회사는 조금이라도 진화할 수 없었다. 내가 진정 돈키호테일 때는 내가 돈키호테인줄 몰랐었다.은퇴하고 돌이켜보니 그 때 내가 돈키호테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렇듯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필요에 따라 돈키호테이면서 산초이고 기타등등 주인공이 된다.주인공 돈아저씨는 나와 비슷한 세대를 살았기에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소설같은 이야기지만 내겐 그만큼 현실감이 있다는 이야기다.이 글을 읽으면서 느.. 2024. 5. 16.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하완) 난 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더더욱 이런 류의 글을 좋아한다.제목부터 무언가 이상했다.논리적으로 맞지않고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과도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라 오히려 궁금했다.혹시 내가 모르는 다른 이유 때문에 열심히 사는게 옳지 않다고 하나 싶었다.하지만 그가 내세우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이건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완전 혹세무민과 같은 이야기다.이런 글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다.자신에 대한 불확실성,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파랑새 같은 동경 따위들로 이런 글을 좋아할 거다.필자는 열심히 안 사는 이유를 자유에서 구한다.충분히 자유로운 삶을살고 싶어 그런다는 거다.열심히 살면 일에, 생각에, 다른 무엇에 구속되니까 자유를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 2024. 5. 16. 나의 사주명리(현묘) 보통 사주명리에 관한 책들은 읽기 쉽지 않다. 쉬운 말을 찾지 못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한자어가 섞인 옛글을 그대로 적다보니 요즘사람들이 읽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하지만 이책은 매우 쉽게 기술해서 소설책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음편이 빨리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2024. 4. 10. 관계의 안목(신기율)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관계 기술을 설명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상대방 입장에서 그 자체로 깊이 공감해주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자아가 상처받지 않도록 때로는 미움 받을 용기도 필요하며 어느 상황 어느 누구에게도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준수하라는 기본 원칙을 자신이나 주변의 예를 들어가며 쉽게 설명해준다. 인간관계 관리의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전수한다기 보다는 여기 저기서 보고 들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한 번 리마인드 시켜줌으로써 마음을 순화시킬 수 있는 책이다.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았다면 아무 쪽이든 펼쳐 읽어보라. 읽다보면 생각의 방향이 조금씩 바뀌고 따라서 상처받은 마음이 정화된다. 이미 알고 있다고 교만 떨지 말고 유치원 때 배운 지식이나 교훈을 되새긴다는 마음으로 읽으면 좋.. 2024. 3. 26.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무라카미 하루키) 환타지 소설 같지만 우리 삶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가상인 듯하지만 그게 진실인 경우가 있고 진실인 듯하지만 그게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궁극엔 본인이 그게 진실이란 믿음을 가지고 현실을 살아간다는 데에 있다. 인간은 생각의 복합체여서 본인이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수시로 현상에 대한 정의가 달라질 수 있다. 나는 나라는 본질 외에 수많은 가면과 그림자를 가지고 있으며 내 그림자 중 하나가 내 본질을 대변하기도 한다, 내 느낌으로는 그런 인간의 속성을 이 소설에서 그린 듯하다. 17세 소년도, 옐로우 서브마린 소년도, 고야스의 영혼도 모두 같은 사람의 다른 그림자일 뿐이다. 결국 주인공을 불확실한 벽에서 꺼내준 건 믿음이다. 본질에 대한 확고한 믿음. 인간은 죽을 때까지 그림자 놀이만 하다.. 2024. 3. 25. 자유의 불꽃 (볼프람 아일렌 베르거) 인간은 자기 자신을 선택함으로써만 인간이 된다. 그리고 인간이 자신을 선택하기를 거부하면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개인 아래로 사회를 종속 시키는 것 바로 그것이 민주주의며 결과적으로 사회주의의 진정한 의미이다.(시몬 베 유) (이건 좀 지나친 생각 같다. 사회는 개인이 합의하에 스스로를 종속시키며 만든 집단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종족은 고통을 겪는 능력과 거짓말을 하는 능력 두 가지 능력만을 지니고 있다. 나는 인간이 하는 모든 거짓말의 뿌리이자 고통에 대한 유일한 변명인 종교와 싸울 것이다. 나는 인류 최대의 저주는 이상을 순수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따라서 일상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으로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확신한다. 즉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게 살고 결과적으로 사고를 구체적인 삶으로부터 완.. 2024. 3. 13. 이전 1 2 3 4 ···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