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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생각

[스크랩] 반창회 잘 다녀왔습니다.(후일아, 고생했다)

by 굼벵이(조용욱) 2009.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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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일이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몸고생도  많았고 마음 고생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녁 모임이기에 낮시간 동안은 요즘 제 철을 맞은 낚시를 가기로 했습니다.

저녁에 후일이한테 가야하기에 가볍게 한다고 달랑 맥주 한 캔만 가져갔습니다.

그래도 집사람이 배 곯을 까봐서 떡 집에서 찹쌀떡을 사다놓았더군요.

그래서 그거 네개 들고 가 달리는 차안에서 두개를 먹고는 아침식사를 대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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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미자네 활소골에 가서 곱창을 먹었는데 내가 먹어본 곱창 중에서 최고였습니다.

나도 곱창을 좋아해 강남 최고는 물론 대한민국 최고 곱창집들을 두루 다녀봤는데

미자네 곱창만큼 맛있는 곱창은 없었습니다.

낚시 친구 현암선배님을 모시고 집사람과 함께 거기서 소주를 무려 네병이나(거의 내가 두병) 마시고

완전히 떨어져 아침 다섯시 20분에야 알람소리에 깨어났답니다. 

과음으로 뒤집힌 속을 해장국으로 달래야 하지만 강에 일찍 도착해야 하기에

우유 한 컵과 찹쌀 떡으로 차안에서 해장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침 나절에는 물고기가 별로 입질을 안하더니 오후에는 폭발적인 입질을 보였습니다.

탓탓탓탓탓......

경쾌한 설장음을 내며 튀어나가다가 힘에 겨워 줄이 끊어지기도 하고 설걸려 입술 살점만 살짝 뜯기고 나간녀석이

세마리이고 강심에서 강가로 끌고나오다가 강한 물살을 못이겨 휘청거리다가 바늘이 뻗어버린 놈도 있습니다.

그바람에 잘못하면 여러분 대신에 용궁에서 심청이만 만나볼 뻔 했습니다.   

그래도 60센티대 세마리와 50센티대 세마리를 걸어냈으니 대박이지요.

여울을 나오면서 후일이에게 전화를 했어요.

피라미 몇마리 잡았기에 그걸 도리뱅뱅이 해 먹을 수 있는지를 묻기 위해서지요

후일이가 전화를 받지 않는 바람에 피라미 배까지 다 따놓았다가 그냥 버리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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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각자의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걸 잘 마무리 해 준 후일이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여러분을 만나기 전 들렀던 낚시터 입니다.

충주 목계 여우섬 여울이지요.

가슴까지 시원하게 강물이 힘차게 흐르고 있습니다.

내가 즐겨찾는 곳이랍니다.

 후일이 회장이 무언가를 나누어줍니다.

지난번 모임에서 있었던 회비를 결산한다고 하더군요.

지금까지는 조 아무개가 너무 후로꾸로 했었던 것 같습니다

현준이가 준엄한 자세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준엄한데 사실은 이때 이미 맛이 간 상태입니다.

판 튀는 음반처럼 자동으로 반복되던 두가지 주제가 있었으니

그 하나는 잘생기고 자랑스러운 자신의 egg head 와

다른 하나는 국민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는 정말 다니면서 남이 피우는 담배를 싹똑 잘라버렸습니다.

새벽 두시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판튀김 현상은 계속되었습니다. (귀에 못 박힘)

 너, 나 할 것 없이 이젠 노안이 왔나봅니다.

우리의 회장님이 눈이 가물가물한지 한글 읽는데 힘들어 합니다.

'아, 18!

회장질 하기 정말 드럽게 힘드네'

이분이 누구일까요?

처음에 난 깜딱 놀랬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반에 이런 얼굴을 가진 사람이 없었던 것 같은데 누구일까하고

눈알을 대록대록 굴리면서 고민해 봤는데 답이 안나왔습니다.

누군지 알아보려고 한 5분간은 눈싸움을 했네요.

원봉이 왈

"5.5반 출신인데 조금 지나면 5반으로 될거야"

알고보니 회장님 옆지기더군요.

후일이 완전히 봉잡았습니다.

 총무질 하는 옥배는

자신이 작성한 대차대조표를 후일이가 잘 설명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자못 진지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서 연말 모임까지 준비하고 나왔습니다.

12월 5일날 둔내 성환네 펜션가서 1박2일 하면 어떻겠느냐고 하더군요

아직 성환이 허락은 안 받은 모양입니다.

모두들 괜찮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늘 맏며느리처럼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나서서 챙기는 옥배가 든든해 보입니다. 

 지수...

그 카리스마에 웨이터 아저씨 허리가 90도로 꺽이고 있네요

오자마자 현준이한테 술주정 받고 기분 영 더러웠을겁니다.

그래서 술은 같이 취해야 하는건데 말똥멀똥한 정신으로 술취한 사람 상대하다 보면

쌈박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중에는 모두 마음이 너그러워져서 함께 붙잡고 스카이 콩콩 춤까지 추고

현준이의 키스세례도 받았답니다.

그런 것들이 모두 우리반의 저력이지요.   

 한 쪽 구석을 끝까지 지키고 있는 영애

옆구리가 시러운지 영 외로워보입니다.

이슬이 킬러란 말도 있기에 내가 술 한잔 권했더니 잔째 씹어먹더라구요

그 잔 기다리다 목빠져 결국 돌려달라고 사정사정 했습니다.

영애가 마시는 이슬이 알콜 농도는 2% 부족한 듯 했습니다.

 후일이가 옥배랑 연말 모임 날자를 잡고 있습니다.

12월 5일에 대부분 불만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장소에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성환네를 선호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성환이에게 예약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 나을겁니다.

그 땐 방 잡기도 쉽지 않을거예요.

 원봉이와 정철이가 논쟁을 벌입니다

처음엔 이렇게 다정하게 웃으면서 시작을 했지요.

내가 보기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놓고 싸우는 것 같은데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조금 심각했던 것 같습니다.

닭이 먼저면 어떻고 달걀이 먼저면 어떻습니까?

그냥 철없는 시절로 돌아가 같이 재밌게 놀면 되지요

중요한건 우린 같은 반 출신이고 1번부터 70번까지 모두가 소중하고 귀한 사람들이라는거지요

어떤 이유에서든 미워할 수 없고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나중에 원봉이가 닭 싸움 논쟁은 부질없는 짓이었다면서 사과 했습니다.

'그래, 원봉아 잘했다,

사람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어.

나와 같지 않은 생각을 한다고 배척해서는 안되는 거구 함께 잘 어울려 재밌게 놀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인생을 현명하게 사는 거 같애.'  

 연예인 박...

자못 심각합니다.

아마도 닭싸움을 구경하느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녀도 한소리 하고 싶었지만 입을 꼭 다물고 있습니다.

규배는 요즘 친구들을 위해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현준이가 극찬을 해서 알았습니다.

그녀는 완성도 높인 인생을 사는 것 같습니다.

얼굴만 예쁜줄 알았는데 마음도 예쁘답니다.

이런 노래가 생각나는군요

'꽃집의 아줌마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수가 없어요.

한번만 마주치면...'

 규배가

"나 이뽀?"

하고 있는데 경희가 살포시 웃습니다

경희는 카메라 앵글의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어서 오로지 이 사진밖에 얼굴이 나와있는게 없는 것 같더군요

경희도 닮싸움에 한소릴 거들더군요.

한 때 총무를 역임 했었으니 나름 생각이 있었겠지요.

 

 일찍 도착했던 순영이와 영애, 주용이, 경희

요즘은 거꾸로 되었는지 주용이가 사내녀석들을 싣고 왔다는군요.

거기다가 빨강 불도 막 지나가는 터프걸의 용맹도 떨쳤다는 설이....

'빨리 가라고 빨간 불은 아니란다 주용아'

 순영이 얼굴이 옛닐 초딩시절 까불이 모습으로 돌아갔네요

 순영이의 작업은 끝이 없습니다.

분위기로 봐서는 영애가 곧 넘어가려 하는 것 같습니다.

주용인 지난번에 개꽝친 이후 완전히 등을 돌리는군요

경희는 세상 만사 다 귀찮은 듯 몰래 카메라 앵글을 피합니다.

옥배가 한마디 합니다 

"야, 니들 앞으로 회장님 사모님들 잘모셔야 한다!"

"잘 못 모시는 놈들은 다 쥑이삔다"

회장 옆지기는

"아, 쪽팔려. 쑥스럽구만...."

 

 

원봉이가 자못 심각합니다.

"닭이 먼전데 왜 자꾸 니덜은 달걀이 먼저라는거야?"

"아 정말 답답해 미치겠네. 니덜 정 그런식으로 나오면 나 가버린다"

정철이는 한심하다는 듯 어이없어 합니다

"얌마, 니가 아무리 우겨도 계란에서 병아리가 나오는거야 짜샤"

"아는 사람은 다 알아. 너만 몰라!"

 

 옥배 왈 : "야 니덜 더이상 따지지도 말고 까불지도 말고 술이나 마셔"

옆지기: "뭔소리여 고거시? 난 도통 알수가 없으니 잠이나 잘란다"

 

 곰탱이 : "아니 여자가 초면에 인사하러와서 자빠져 자면 어쩝니까?"

옆지기 : "앗, 들겼다. 애구 쪽팔려"

 우리의 회장님 왈

"자자 시마이 하겄습니다."

 

 "닭이던 계란이던 사실은 그게 그거구....어쩌구 저쩌구 횡설 수설......"

 

 "닭이던 계란이던 삶어먹으믄 고만이여"

"안그려?" 하면서 낄낄거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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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차를 마치고 여자친구들은 모두 홀연히 떠납니다.

그냥 노래방 도우미 불러서 놀으라나? (아, 얄밉다)

후일이가 노래방 홀 전체를 빌어놓았었는데 결국 특실로 바꾸어야 했습니다.

마지막 잠자리까리 애써준 후일이에게 무어라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후일아 대박나라!'

'그리고 옆지기를 위해서 담배 끊어라.

현준이 말로는 담배피면 고추가 휜댄다.

옆지기가 어떤 고추를 좋아할 것 같니?"

2차 노래방에서 노래부르는 모습은 동영상으로 담았는데 너무 어두워서 사진이 잘 안나왔습니다.

여러분 모두 먼 길 왔다가느라 고생 많아 했습니다.

12 월 5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출처 : 여섯줄의 선율
글쓴이 : 굼벵이(조용욱) 원글보기
메모 : 반창회 후기를 내가 여섯줄의 선율에 올리고 거기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