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은 중국 동한 시대 관료였던 왕윤이 데리고 있던 기녀로 미모가 빼어나고 노래와 춤에 능하여 왕윤이 총애하여 양녀로 삼았습니다. 어느 날 밤 초선이 달을 구경하는데 마침 바람에 밀린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리는 모양을 본 왕윤이 “달마저도 초선의 아름다움에 견주지 못하고 구름 뒤로 숨는구나” 하고 초선의 미모를 칭송한 이후 초선을 폐월(閉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됩니다.
삼국지에 따르면 동탁은 허수아비 황제를 세워놓고 황제를 능가하는 권력을 휘두릅니다. 황제가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황제마저도 갈아 치우며, 자신의 의지를 거스르는 조정대신들을 현장에서 참수하는 등 만행을 저지릅니다.
동탁이 이렇듯 전횡을 일삼자 왕윤은 그를 제거하려는 음모를 세우게 됩니다. 막강한 군권을 장악하고 있는 동탁을 제거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는 왕윤은 동탁 휘하에 있던 여포가 동탁을 제거하기에 합당한 인물로 판단하고 동탁과 여포사이에 갈등을 조장하여 서로 대립상태로 몰고 가는 전략, 즉, 연환계를 세우게 됩니다. 여포는 본래 동탁의 만행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정원의 의붓아들이었으나 동탁이 명마인 적토마를 선물로 주며 회유하고 여포 나름대로의 형세판단에 의하여 의붓아버지를 죽이고 동탁의 휘하에 들어가게 됩니다.
왕윤이 동탁과 여포간의 이간 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마땅한 수단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초선은 왕윤의 고민거리를 해결하는 일에 기꺼이 자원하게 됩니다.
왕윤은 먼저 여포에게 초선과 정혼토록 한 다음에 동탁을 초청하여 초선을 취하도록 합니다. 동탁의 애첩이 된 초선은 여포와의 은밀한 관계도 계속 유지하게 됩니다. 자신의 애첩이 여포와 정을 통한 것을 눈치 챈 동탁은 대노하여 여포를 죽이려 하였고, 여포 또한 양아들인 자신의 여자를 가로챈 동탁에게 앙심을 품고 선수를 쳐서 동탁을 제거하기로 결심하기에 이릅니다. 마침내 동탁의 제거에 성공한 여포는 초선을 극진히 총애하였습니다.
이후 여포는 조조에게 잡혀 죽임을 당하게 되고 조조는 평소 수하에 두고 싶어했던 관우의 마음을 사고자 여포로부터 빼앗은 적토마와 초선을 관우에게 선물로 보내게 됩니다.
관우도 처음에는 초선(貂蟬)을 지극히 아꼈으나 조조가 초선을 자신에게 보낸 저의가 장비와의 의형제 사이를 이간시키기 위한 연환계의 일환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남자를 그릇되게 이끌어 나라를 망하게 하였던 여인이 한 둘이었던가”하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초선을 죽이게 됩니다.
초선의 이야기는 정사에는 나오지 않고 소설인 삼국지연의(나관중 著)에 등장합니다. 따라서 초선의 이야기가 사실에 입각한 것인지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아무튼 초선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두 강자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며 둘 사이를 반목으로 몰고가는 연환계의 장본인으로,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 사이에서 연환계를 펼쳤던 클레오파트라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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