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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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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속 농막풍경.
어제는 기온이 급강하한 데에다 세찬 바람이 불어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 온종일 농막 안에서 지냈습니다.
닭 모이주러 잠깐 닭장에 다녀온 일 말고는
농막 안에서 비몽사몽 졸기도 하고 이불 안에서 감귤을 까먹으며 환자놀이도 합니다.
마침 처형이 비타민 공급에 필요하다며 감귤을 택배로 보내주었습니다.
오늘 아침엔 일어나보니 밤새 온 천지가 흰눈으로 뒤덮혀 있더라구요.
그 순백의 싱그러운 상쾌함이란...
바람이 없고 날까지 맑으면 다사로운 햇살이 온 몸과 마음을 갓 빚어낸 찹쌀떡처럼 몰랑몰랑하게 해줍니다.
지난번 농막 앞에 걸어놓은 시래기도 따뜻한 햇볕과 산들바람 속에 맛깔나게 흔들거립니다.
하우스 안엔 파들이 아직도 싱싱한 초록을 뽐내고 있습니다.
라면 끓일 때 넣어먹으면 맛날 것 같아 쪽파와 대파를 하우스 안에 심어놓았거든요.
추운 겨울 따뜻한 하우스 안에서 싱싱하게 피어오르는 초록을 바라보면 마치 열여덟 순정을 바라보듯 은밀한 즐거움이 스며듭니다.
잡초마저도 싱그럽습니다.
야들야들한 잡초들은 가끔씩 뽑아다가 닭들에게 줍니다.
병아리들이 연초록 풀잎을 뜯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닙니다.
다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똑똑똑' 눈이 녹아 처마끝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아련히 태고의 기억 속으로 빨려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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