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830 토끼 잡아놓은 개를 삶는다고?

by 굼벵이(조용욱) 2023. 12. 20.
728x90

2006.8.30

노조 KJH국장이 내 자리로 놀러왔다.

오늘 노조에서 어떤 모임이 있는데 그 자리에 부딛치고 싶지 않은 누군가가 있어 자리를 피하고 싶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자 생각한 것이 나였던 모양이다.

그렇게라도 생각해 주는 노조 간부가 있어 참 고맙다.

이사람 저사람 만나면 나는 가끔 K국장이 그동안 보여준 태도나 모습에 대하여 칭찬을 해 왔었다.

그는 다른 국장 특히 PHK국장에 비하여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다.

경청을 잘한다는 것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주장이 강하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으려 한다.

그는 가끔 억지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남을 인정하려는 생각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

현 집행부 이전 노조는 주로 내가 노조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그걸 노조에서 주장하고 회사가 받아들이는 형태로 협력적 공생적 노사관계를 유지해 왔었다.

그도 그럴 것이 노조는 전문성이 없어 자신들의 주장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분석 능력이 없다.

K국장은 그시절 전 집행부 사람이어서 그런 상생의 협력적 노사관계를 이어왔던 사람이다.

하지만 현 노조는 정 반대의 경향성을 보인다.

사용자측과 무조건 심하게 대립각을 세우며 내가 제안하는 것들은 무조건 의심하고 비판하며 반대하고 나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생각을 내 상사에게 전달하여 나를 호도하며 어떻게든 나를 파내려 해왔다.

현 집행부가 전임 집행부에 있었던 그를 내보내야 하는데 그냥 팽시키면 조합원들의 비난이 예상되어 욕을 덜 먹기 위한 방편으로 4직급으로 승진이라도 시켜서 내 보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가 알고 있다.

그와 나눈 대화 속에서 그도 그런 집행부의 생각을 받아들여 4직급 심사승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내게 온 것을 알 수 있었다.

*****************

 

KKN여성팀장도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며 잠시 쉬러 내자리를 다녀갔다.

내 자리는 마음이 지친 사람들의 휴게소다.

하루 온 종일 OSK총무팀장도 들락거리며 내 자리를 마음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한다.

그건 내가 그만큼 이야기 나누기가 편하다는 것이다.

*****************

 

하지만 나는 자꾸만 토사구팽 당하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상한다.

그동안 다른 어떤 사람보다 열심히 일 해 왔고 좋은 성과를 냈던 나를 연구소로 내 쫓을 생각을 했다는 것에 대하여 분통이 터진다.

물론 충원팀장과 인력개발팀장이 매달리며 살려달라고 조르자 나온 궁여지책일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기껏 토끼 잡아 놓은 결과가 개 삶는 일이라면 앞으로 누가 토끼를 잡으려 할 것인가!

더욱이 나를 사랑했던 전무가 그런 생각을 했다고 생각하니 더욱 울화가 치솟는다.

젠장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