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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농장

더이상 광란의 질주를 멈추라

by 굼벵이(조용욱) 2025. 2. 2.

2024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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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제 위치에서 열심히 사는 게 애국인 듯해
슬기로운 농촌생활 이야기 하나 더 들려드릴까 합니다.
처음 귀향해 농막을 지으면서 설치한 비닐하우스 안에
지난 늦가을 상추씨앗을 파종했었습니다.
겨울엔 날이 추워 자라지 못하기에 비닐하우스 안에
다시 작은 비닐 움막을 하나 더 만들어 주었지요.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요즘 상추가 얼마나 튼실하게 자라는지
이놈들 자라는 거 보는 재미에 삽니다.
요즘은 지난봄에 담근 매실주를 아페리티프로 곁들여
하루 한 끼 정도 목살구이에 상추쌈을 싸 먹습니다.
 
고기도 그냥 구우면 맛이 별로지만
얼지 않게 하우스 한 켠에 옮겨 심은 대파 한 뿌리 뽑아
듬성듬성 고기 위에 얹어 살짝 익히면
파 향이 고기에 스며들어 맛이 환상적으로 변합니다.
독거노인의 고독력은 이런 데서 생깁니다.
 
나 어릴 적 종갓집 맏며느리인 울엄마는
개도 잠든 신새벽에 홀로 일어나 집 뒤꼍 신주단지에
정한수 올려놓고 두손모아 치성을 드렸었습니다.
아마도 그덕에 나와 내 가정과 내 나라가
이제껏 평화롭게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자고 나면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해괘한 뉴스들이 난무하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세상이 온통 소란스럽습니다.
새해엔 더이상 광란의 질주를 멈추고
하우스 안 우리 아가들처럼
각자 소리없이 쑥쑥 커나가는 대한민국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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