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환상 같은 영죽리 여울을 기대했었는데
텃세가 얼마나 심하던지...
겨우 한 마리로 꽝조사를 면했을 뿐이다.
금요일에 일찍 집에 들어가면서 집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녁식사 안 했으면 밥이나 같이 하지?” 했더니
“일단 들어와 보세요.” 한다.
출근길에 늘 지나치던 집 앞 ‘chad and dorothy’ 라는 이름의 작은 술집에 한번 가보고 싶었었는데 어느 날 간판을 내렸다. 그리고는 생선구이 전문점을 열었다.
‘생선구이 전문점이라... 언제 한번 가 봐야지.’ 하고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전철을 타고 오면서 마침 그 생각이 났다. 집사람에게 그곳으로 나오라고 했다.
집사람은
“거긴 배달 전문점인데요? 알았어요. 하여튼 갈게요.” 한다.
음식점이 어째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이상한 것 같다. 새로 개업한 식당치고는 너무 지저분하다. 가게 안 보다는 차라리 밖이 더 나아보여서 밖에 나와 자리를 잡았다. 집사람이 도착했고 나는 고등어구이와 삼치구이를 주문했다. 소주 한 병을 달라고 하니 냉장고에서 꺼내는 것이 아니고 가게 옆에 세워둔 소주 박스에서 한 병을 꺼내주고는 잔도 종이컵을 내 놓는다. 배달 전문이다 보니 소주잔도 없다고 한다. 생선도 전문점에서 구운 생선 맛이 아니고 그냥 적당히 전기 오븐에 구운 싸구려 절임생선 맛이다. 마음이 약해 그냥 나갈 수도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소주 한 병과 밥 한 공기를 얼른 비우고 둘이 마트에 가서 여울에 가 먹을거리를 장만해 집으로 들어왔다. 영화를 보다가 졸음이 쏟아져 그냥 잠이 들었는데 12시 즈음부터 깨기 시작해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5시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준비를 마치니 6시다. 8시에 만나기로 하였으므로 두 시간이면 족히 갈 수 있다.
영죽리 여울에 도착하니 한빈 아빠가 나와 있다. 곧바로 입수하여 흘려보지만 영 입질이 없다. 꽝조사는 면할 거라고 참 열심히 스침질을 해 보았다. 결국 저녁 무렵에 60짜리 한 수를 끌어냈다. 녀석의 저항이 어찌나 심하던지 끌어내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낚시를 접고 계측을 마친 뒤 녀석들을 방생하고 여우섬으로 향했다.
으악새꽃이 한창 예쁘게 피어있다.
하얀나비와 대공이 투입되지만...
과수원 아저씨가 계속 의심의 눈초리로 다녀간다.
시골에서 일하다가 샛밥 먹는 기분으로 잠시 즐기다 온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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