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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모임,취미생활/청죽회

청죽회 - 고향친구들 광양 방문기

by 굼벵이(조용욱) 2013.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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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나가는 것 보다 더 힘든 행차가

광양여행이라고 합니다.

우리 친구들에겐 광양 가는 것보다 인천 공항 가는게

훨씬 편하기에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겠지요.

그래서 사실 몇몇은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추운 겨울 사랑방 이불밑에 발가락 서로 맞대고 비비며

수다로 낄낄거리다가 밤새는 줄 몰랐던

아름다운 시절들이 사뭇 그립습니다.

그 아름다운 날들이 그리워 해외 보다 먼

내 근무지를 찾은 우리 친구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chef 조정원 방장이

꼼꼼하게 준비해온 저녁밥상이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처음 우리가 태어나며 함께 했듯이 

마지막 가는 길도 함께 가면서

아름답고 행복한 여정을 꿈꿔봅니다.

나이는 비록 중년을 훨씬 넘었지만

몸과 마음은 변함없이 아름다움이 넘칩니다.   

 순천 도착과 동시에 순천만 생태공원에 들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정원이가 없으면 재미가 없어요

쉴 새없이 쏟아내는 이야기들의 근원은 알 수 없지만

우린 그냥 웃습니다.

 아름다운 순천만 생태공원 여행이 이 전망대로부터 시작됩니다.

 갈대숲 사이로 끊임없이 행열이 이루어 집니다.

숲속엔 게와 짱뚱어들이 새여름맞이에 분주합니다.

 

 우리동네 최고 미녀들이 함박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이곳 순천 광양은 참으로 아늑하고 포근한 동네입니다.

모처럼 큰 맘 먹고 나선 전라도 나들이에 모두 신이 나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초록을 소양강 처녀는 왜 그토록

외로워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순옥이 함박웃음은 언제 봐도 대박입니다.

 

 훈훈한 냄비 아저씨 정원이는

어릴적 별명 그대로 냄비와 더불어 일생을 살아갑니다.

참 대견스럽습니다.

난 그의 재능이 정말 부럽습니다.

 

 갈대밭이 털갈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 최고의 지성 김병진 선수

내 인생은 철저하게 내가 선택하고 책임진다고 외칩니다.

그런 그가 정말 부럽습니다.

난 늘 운칠기삼으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성실의 대명사 여기 두사람

'용범아 정원이 말 잘 들어라' 라고 늘 말씀하셨던 할머니 말씀을

용범이는 지금도 교훈으로 삼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 싫은 소리 한번 제대로 못하며 제 가슴만 콩콩 쥐어박는

정란이도 모두 똑같은 천사표지요.

 구름다리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이거 한 장 박아준다고 많은 사람에게 불편을 끼쳤네요.

죄송합니다.

 

 순천만 에스라인은 아무나 볼 수없습니다.

이런 힘든 고비를 넘어야 감상할 수 있지요.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정원아!

아무래도 너 너무 많이 먹는 것 같다.

배좀 봐라.

엊저녁 그렇게 많이 먹고 들어와 12시가 넘었는데도

또 국에다 밥을 말아먹더라.

허기사 그렇게 떠들고 흔들고 소릴 질렀으니 배도 고플껴!

 영란이는 세상을 늘 경이롭게 바라봅니다.

그래서 행복하게 오래 살 것 같습니다.

 

 숲속을 거닐며 에스라인을 찾습니다.

 

 우리동네 최고 팔등신 미녀 경앱니다.

말 대신 몸으로 이야기하는 경앱니다.

시원 시원하게 교통정리도 잘합니다.

 

 산책로의 마지막에 가서야 진정한 에스라인을 만납니다.

순천만은 계절별로 조석간만별로 차이가 많습니다.

 

 

 모두들 에스라인 박느라 정신이 없네요.

 

 잠깐 돌려보라고 했더니 몸은 그대로 둔 채 얼굴만 돌리네요.

 

 갈대밭을 나서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에는 성불사를 찾았습니다.

넓은 바다도 있지만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이 있는 곳이 바로 순천 광양입니다.

사찰 입구 은은한 꽃 향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합니다.

위아랫집 살던 정란이와 영란이는 지금도 사이가 참 좋습니다.

 

 경애는 가는 곳마다 예불을 드립니다.

 

 

 이렇게 훌륭한 사찰이지만 여길 찾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않습니다.

친구들이 의아해 합니다.

하지만 정말 멋진 곳이지요.

의외로 인근 지역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을 잘 모르고 있는것 같습니다.

주변에 먹고 마시고 놀다가 그냥 두고 간 쓰레기 더미들이 그걸 말해주는 듯해요.

 

 드디어 제 숙소에서 만찬이 시작되었습니다.

정원이가 엄청나게 많은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정원아!

요 굴탕하고 아침에 먹었던 올갱이 해장국 정말 맛있었어.

넌 정말 우리의 희망이야.

나중에 어르신들 식사 대접하러 함께 고향가자.

 

 광양에 왔는데 옥룡사지를 들러보지 않으면 안되지요.

그래서 다음날 아침

천년의 동백림과 함께 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우리동네엔 동백이 없습니다.

어쩌다가 화분에 심은 동백이나 구경할까

산이고 들이고 동백이 없기에

우리에겐 천년의 동백숲이 더욱 경이롭습니다.

 

 연잎이 서로 다투며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그 사이로 개구리 새끼

올챙이들이 쑥쑥 커가고 있습니다.

 

 

 옥룡사지에서 내려와 운암사로 향합니다.

 

 

엄청난 운암사 불상이 우리의 만남을 축복해 주는 군요.

 

운암사에서 다시 올라와...

도선국사 참선로로 향합니다.

 

꽃을 꺽어선 안되지요.

꽃은 구경하는 거지 꺽는게 아니지요.

아름다움은 보전하고 가꾸어야지요.

우리의 희망 정원이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보전하자며

벌이는 캠페인을 마지막으로

우리 고향 친구들의 광양나들이가

막을 내립니다. 

 

친구들아 고맙다.

남은 음식 썩혀 버리지 않으려면

다음 주에

우리지사 홀애비 친구들 모셔다가

조촐한 파티라도 열어야 할 것 같구나.

생전 열어보지 않은 냉장고 싱크대 구석 구석까지 확인해

쓸고 닦고 정리해 줘서 너무 고맙다.(특히 정원이) 

자주는 어렵더라도

가끔씩 만나 깔깔거리며

열다섯 어린 시절로 돌아가

경이로 가득찬 아름다운 인생여행을

행복으로 가득 채우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