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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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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 꽃을 피웠습니다.
사람에 맞춰진 거실 환경에서 난을 키우는 건 난에게는 고문이기에 베란다 구석에 내놓고 겨우 일주일에 한번씩만 얼굴을 내밀고 물을 주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냉대 속에서도 난은 해마다 몰래 숨어서 예쁜 꽃대를 올립니다.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를 포장하여 쓰라린 가슴을 어루만지는 독방거사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여 차라리 꽃대를 잘라 쓰고 난 화장품 병에 담아 곁에 두었습니다.
화향백리라더니 노인네 냄새 대신 난향이 온 방안에 스며듭니다.
안풀리는 매듭은 快刀亂麻(쾌도난마)가 답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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