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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농장

정년을 맞으며...

by 굼벵이(조용욱) 202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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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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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전 제가 입사할 때 논문시험 제목이 '조국' 이었습니다.
저는 '청춘예찬'을 원용해 첫문장을
'조국,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이는 말이다!'로 시작하며 글을 이어갔습니다.
당시만해도 그게 먹혔는지 높은 점수를 받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습니다.
그게 저를 우리회사로 인도한 보이지 않는 손이었습니다.
때론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은 늘 제 편을 들어주어 대과없이 여기 정년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장관상 두개에 사장상 여덟개를 받았습니다.
상복이 많아서일수도 있지만 하나하나 나름 보람있는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조직 안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치다보면 긴 세월동안 아마도 내가 받은 상처보다 남에게 준 상처가 더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특히, 짧은 생각으로 전력노조에 각을 세우며 회사입장 만을 고수하려했던 과거사에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들로 저 때문에 상처받았던 모든 분들께도 사과드립니다.
회사는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은인이자 나의 신이었습니다.
회사에 깊은 감사의 경배를 드립니다.
회사를 통해 저를 경험하신 모든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머지 삶도 또다른 신이 이끄는대로 그동안 배운 성실을 기반으로 아름다운 스토리를 또박또박 써나가겠습니다.
20. 3. 31.
조용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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