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8

20080516 아들 호신이와 집사람

by 굼벵이(조용욱) 2024. 4. 5.
728x90

2008.5.16

지난해 말부터 정말 길고도 긴 동면이었다.

골프를 제대로 한번 배워보겠다는 생각에 매일 아침 새벽 5시 반부터 나가 한 시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을 했다.

덕분에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써오던 일기가 희생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골프 동작이 생각만큼 완전해진 것도 아니다.

5개월 연습했다고 골프를 마스터 했을 거란 생각은 안한다.

하지만 필드에 나갈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다.

필드에 나가 실전경험을 한번 해 본 뒤에 필요하면 레슨을 다시 받아야 할 것 같다.

무엇을 하든 남들과 어울릴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하기에 가능할 때 모든 조건을 미리미리 갖추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

 

호신이 때문에 고민이 말이 아니다.

경솔하게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면서 부모의 간섭을 엄청 싫어한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기에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더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해법을 찾아보려 하지만 영 제대로 된 답을 찾을 수 없다.

내 말보다는 또래집단의 말에 귀가 쏠려있고 나에 대해서는 부정적 사고가 너무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이달에는 야간 자율학습 조차도 신청하지 않았다.

상심과 걱정으로 제 엄마가 애꿎은 나까지 좋지 않은 감정으로 대한다.

 

집사람이 모닝 자동차를 사달라고 졸라서 자동차를 알아보니 1100만원이나 했다.

자기가 3백 만원을 대겠다면서 그걸 사달란다.

나는 자동차에 관한한 새 차보다는 중고차가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워렌 버핏과 견해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버핏의 견해에 따르면 자동차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굳이 비싸게 새 차를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새 차는 일단 구입하자마자 가치가 하락하면서 가격이 폭락하기 때문에 새 차를 사고 싶다면 차라리 새 차 같은 중고차를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새 차에는 디자인 비용 등 차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각종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새 차를 사 놓고 누가 흠집이라도 낼까봐 노심초사한다면 그건 덤으로 얻어지는 이중부담이다.

그래서 업무지원처 정광에게 알아보니 6~7백이면 괜찮은 중고차를 살 수 있다고 해 그걸 보러가지 않겠냐고 했더니 마누라가 심드렁해서는 자기를 위해 그 정도도 투자를 안 해준다며 기분 나빠 한다.

거기다가 내 형은 형수를 위해 사표까지 던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더욱 비교가 될지도 모른다.

만일 형이 형수를 위해 사표까지 던졌다면 그건 형수를 위하는 일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이들이 잘못된 원인의 한 가운데에 집사람의 일관성 없는 훈육방식이 있다.

TV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전쟁을 벌이지만 결국 내가 손을 들었다.

집사람은 내게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고 비난하지만 내가 보기엔 집사람은 지금까지 무엇이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왔다.

내가 내 스스로 집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였지 집사람은 한번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생각을 바꾼 적이 없다.

누구나 상대방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스스로 받아들이며 변화할 뿐이다.

집사람과 함께 부부생활하기가 너무 힘들다.

1년에 거의 절반은 자기 스스로 냉담해져서 싸늘한 관계로 보낸다.

그럴 때마다 나는 미칠 지경이다.

이렇게 살아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차라리 빨리 정리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왔다.

거기에 아이들은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정말 독한 놈이라 지금까지 버티어 나가고 있는 거다.

집사람의 형제들을 보면 장인 장모님도 자녀들 양육 방식에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

안정형 MBTI유형이면서 그렇게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은 처음이다.

남들에겐 유한듯 보이면서 내겐 그냥 철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