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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8

20080603 정처장님 경영관 이야기

by 굼벵이(조용욱) 202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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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6.3

아침에 간부회의가 있었다.

정처장은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다면평가를 포함한 인사평가제도에 대하여 또 불만을 토로했다.

시간만 나면 불만을 이야기한다.

다면평가는 종류가 너무 많아 주변에서 이리 저리 불평불만이 많다는 것이다.

인사평가도 절대평가를 해야 하는 데 상대평가를 한다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면 반응이 있어야 하는데 반응도 없다면서 내게 짜증을 낸다.

난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속이 상하고 가슴이 메어진다.

이분이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의 개념을 제대로 알고는 있는지 의문스럽다.

지난번에는 장처장님 입맛에 맛춘다고 몸서리칠만큼 힘들었는데 또 이분이 또 인사평가제도를 들먹인다.

얄팍한 경영학 상식 가지고 이상주의적인 절대평가제도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난 불만이 많다.

제한된 자원에 차등분배를 원한다면 반드시 차별화가 필요하다.

절대평가는 차별화가 필요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 제도이다.

모든 평가자가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모르되 평가자든 피평가자든 백인백색의 인간에게 절대평가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것은 개나 말에게 인사를 맡기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설명을 해도 귀를 닫아버리고 아예 들으려 하지 않으니 내가 더이상 설명할 수도 없다.

내가 설명하려는 기색만 보이면 그는 경계를 하며 내 말 허리를 자른다.

말을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고 말하는 나를 고집이 세다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말이 많다는 식이다.

  오늘도 다면평가제도가 현재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각종 승진심사와 관련하여 직급별로 평가자와 평가 대상자 그리고 평가범위와 시기를 적용하는 기준이 달라 많아 보이지만 사실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다면평가를 받는 것은 1년에 한번 뿐이다.

그는 내게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입에 거품을 물며 이야기한다.

전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각종 제도나 정책을 심하게 비판하면서 전임 처장이 만든 것들은 모두 다 잘못된 것이라며 까뭉개려 한다.

차라리 전임 처장이 해 놓은 것은 다 부정하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하면 좋겠다.

그는 내게 경영자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도 했었다.

모든 제도며 경영 정책은 경영자가 마음대로 뜯어 고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것이 곧 경영이란 거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참 무서운 말이다.

그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을 읽을 수 있는 말이다.

그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가슴이 메어 터진다.

과장들에게 처장의 불만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중간관리자로서 당연히 전달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김병옥 과장에게 처장의 이율배반적인 생각에 대하여 푸념을 했다.

김병옥이에게 MBO가 현재 여기 까지 진행되어 왔는데 이를 버리고 다시 새로운 평가제도를 검토한다는 것은 사실상 곤란하니 처장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연구해 보라고 이야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