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7.9
임금실무위원회를 개최했다.
P가 빠진 위원회는 정말 조용하고 화기애애하다.
최철호 국장을 포함해 새로 온 국장들이 모두 나와있다.
P만 없으면 노조나 회사나 협의과정에서 크게 싸울 일이 없다.
기획처장인 입장에서 나중에 보고를 받고 P가 노발대발 다른 일을 저지를지 모르지만 우리끼리는 그냥 조용하게 출발했다.
엊그제 병원에서 새우잠을 잘못 자다가 감기 기운이 돌았는데 B원장을 접대한다고 과로한 탓에 오늘은 몸살이 심하게 돌았다.
견디다 못해 의무실에 가서 약을 타다 먹었다.
형수가 입원해 있는 병원엘 다시 들렀다.
오늘은 형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많이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집사람이 가져간 전복죽을 먹고는 그대로 토해버렸다.
형수는 그래도 화려하고 폼 나게 나비처럼 인생을 마감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비는 징그러운 애벌레에서 태어나 가장 화려하게 죽음을 맞는다.
입원비만해도 하루에 56만원씩 하는 국내 최고급 병원의 특실에서 주변 사람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너무 오랜 시간 있을 수 없어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 돈과 사랑을 쳐 들이면서도 형수나 처형들로부터 시달림을 당하는 형이 불쌍하다.
그런 모든 상황들도 어찌 보면 자신이 처신을 잘 못 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호칭 관련해서 정처장이 두 시간 가까이 김주영 노조 위원장과 면담을 나누었지만 그도 위원장에게 참패를 당하고 돌아왔다.
이를 전무에게 보고하니 전무도 딴소리 하고 부사장에게 보고하니 부사장도 우리를 비난하며 딴소리 한다.
그들 모두 노조위원장이나 P가 나타나 큰소리 몇 번 치면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꼬리 내릴 분들이란 걸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목청껏 당신들 목소리를 높여대며 노조 대신 나를 비난하는 것이다.
그럼 나는 어디가서 화풀이를 하나.
사람들이 몰려 사는 복잡한 사회의 요상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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