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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8

20081225 웃기는 TDR이 신경영이라고?

by 굼벵이(조용욱) 2024.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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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5

사장을 모시고 TDR 결과보고를 받던 처장이 내게 전화를 했다.

내가 맡고 있는 TDR이 걱정이 되어 와서 보고 배우라는 뜻인 듯하다.

지하 2층에 마련된 TDR룸에 내려가니 벽에다가 온통 발표내용을 붙여놓고 사장에게 리포팅을 하고 있다.

대자보를 쳐다보듯 그 주변에 수십명이 주루루 둘러서서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내가 보기에 사장이 하는 이 짓거리는 아마도 잭웰치를 흉내 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거기다가 6시그마까지 잭웰치와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감사는 사장 옆에 서서 사장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정말 가관이다.

제 업무가 뭔지 도통 모르는 사람같다.

나설데 안 나설데 구별도 못하고 보고 도중 톡톡 끼어들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조잘조잘 토해내고 있다.

이런 보고과정을 보면서 겁이 덜컥 났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거리람.

보고회가 다 끝나자 우리 TDR팀원과 제도팀 과장들을 모두 불러 내렸다.

한번쯤은 견학을 시켜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처장과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그는 내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던 이야기를 총무팀장에게 하고 말았다.

한기식 실장이 부사장에게 조직개편안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총무팀장은 조회 때 사회 보는 일 말고 하는 일도 없다는 독설을 토해냈던 것이다.

그런 말은 서로의 감정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직접 당사자인 총무팀장에게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수차 처장에게 이야기했는데 그는 내 앞에서 총무팀장에게 그 이야기를 한 것이다.

정말 황당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은근히 그가 그런 말을 하기를 내가 바라고 있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오늘 한실장이 내게 보여준 냉소적인 분위기에 화가 났기 때문이다.

나도 참 바보 같은 사람이다.

마음수양을 더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