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수)
오늘 이규석 차장이 들고 온 보고서는 내 기준으로는 한참 함량미달이다.
별다른 아이디어도 없고 보고서의 수준이나 짜임새도 엉망이다.
이번 금요일엔 원장에게 보고를 하겠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보고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갑자기 불안이 밀려온다.
오늘도 이치훈 부장이 서동호 처장 사무실에 왔다.
덕분에 보고서를 작성하려던 시간을 적잖이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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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가 있었다.
이렇게 화려한 송년회는 처음이다.
조원장의 수준이나 입맛에 맞추려 서로 경쟁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송년회라기보다는 실속 없는 혁신 경진대회 같은 느낌이다.
사장의 경영방식과 똑같은 형식을 취했다.
부서별로 먼저 전년도 실적에 대해 발표한 후 내년도 업무계획에 대한 설명했다.
이어 놀이나 게임도 철저하게 빈틈 없이 준비했다.
식당 아주머니들이 정성으로 빚은 음식은 넘쳐났지만 절반도 못 먹었다.
원장이 무서우니 먹는 것도 자제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장 행사보다도 더 규모있고 화려하게 준비했다.
어찌 보면 사치고 낭비다.
배전교육팀장이 자신의 승진을 위해 최선을 다 해 준비한 송년회인 것 같다.
아마도 이를 계기로 원장에게 잘 보여 승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작품일 것이다.
마지막 깜짝 이벤트까지 끝이 없이 이어지는 파티가 우리 모두의 눈을 휘둥그래 지게 했다.
어찌 보면 사업소 송년 행사를 이렇게 요란하게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달리 보면 직원들이 사업소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총무팀장도 아닌 배전교육팀장 윤상천이 이런 행사를 주관하고 나선 것 자체가 월권이고 본분을 벗어난 듯하다.
배전교육팀장은 배전교육 업무에나 충실하면 될 일이다.
돌아오는 길에 전철에서 노윤래 지점장과 정노현 지점장 그리고 이기생 지점장을 만났다.
내일은 꼼짝 않고 보고서 작성에 전심전력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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