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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0

20101226 순옥이에게

by 굼벵이(조용욱) 2025. 1. 3.

12.26()

어제 아침 다음 메일을 열어보니 순옥이에게서 메일이 와 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 본 내 메일이 무척 반가웠던 모양이다.

나는 원인을 모르는 이유로 인하여 신입사원 시절 이후 순옥이와 연락이 끊어졌었다.

그녀와 오간 메일은 이렇다.

*******************

 

순옥아!

잘 지내?

나 용욱이야.

지금은 근무시간인데 몰래 살짝 메일과 외도를 하고있지.

우선 이 편지가 네게 정확히 전달되고 있는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오늘은 긴 이야기를 쓸 수가 없구나.

어쨌거나 네가 너무 보고싶구나....

꽁꽁 얼어붙은 마음의 대지에도 봄이 오려나봐.

편지 읽었거든 가장 빠른 시간에 답장을 주든

전화를 하든 하거라

010-8930-4063

 

---------[ 받은 메일 내용 ]----------

 

제목 : 말도 못해. 얼마나 생각많이 했는지.

날짜 : 20101224일 금요일, 184232+0900

보낸이 :"김순옥" <*****@hanmail.net>

받는이 :"굼벵이" <*****@hanmail.net>

안녕? 용욱아.

너의 천진한 미소가 마음 속에 계속 남아 있는데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몰라 그냥 생각만 하고 있었거든.

찬숙이랑 연락이 통하게 되어 너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되었는데

그냥 차일피일 미루며 여전히 생각만 하며 지내고 있었단다.

새해가 돌아오면 용욱이의 음성과 메일을 듣고 볼 수 있으려니 생각했는 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용욱이의 메일을 보니 선물과 같구나.

잘 지냈겠지?

여섯줄의 선율에서 너의 사진을 보니 완전 어린 시절이랑 똑같더라.

~ 가슴에 뭔가 꽉 차 오르는 느낌이다.

숨쉬기도 힘들어지네.

간간이 소식 전하도록 할게.

메리 크리스마스다.

건강하게 잘 지내. 안녕.

2010.12.24.

순옥올림

 

**************************(회신메일)

 

~

정말 반갑구나!

어쩌다가 소식이 끊긴 이후 네 걱정 많이 했었어.

걱정이라기보다는 자책이라고 해야겠지.

내가 인생을 좀 잘못 살아왔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도 정말 철없고, 자존감 강했고, 못됐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럴지 모르지만 어릴 때보다는 조금 낫겠지.ㅎㅎ)

나는 네가 또 나로 인해 상처를 받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줄 알고 자책도 많이 했었어.

크리스마스날 새벽 네 소식을 받으니 정말 기쁘다.

우리 어린 시절엔 기독교 신자도 아니면서

크리스마스 날이면 마음이 얼마나 들떴었니.

그런데 오늘이 그래.

정말 반갑다.

난 내가 생각해도 마음이 어려.

한자어로 표시하면 유치하다고나 할까?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어.(정말 바보 같애)

편지로는 긴 이야기가 어려울 테고

언제 만나서 많은 이야기 나누어 보자꾸나.

이젠 낼 모레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내가 다 받아줄 테니 그동안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마구 마구 날 질책해도 괜찮다.

이제부터는 내가 잘못해도 도망가지 말고

차라리 날 때려줘.

널 많이 그리워했었어...

네 기타 소리도 그립고...

네 노래 소리도 그립고...

막걸리를 마시던 종로의 그 한식점도 그립고...

이제 테니스를 하러 가야겠다.

매주 주말이면 잠실에서 테니스를 하거든.

다음에 보자.

용욱이가 (12.25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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