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의 아픈 시절을 그렸다.
난 이런 류의 미국소설이 참 좋다.
이 책은 마치 '앵무새 죽이기'나 '호밀밭의 파수꾼'을 보는 듯한 느낌에 빠져들게 한다.
전형적인 영어식 표현이 동양식 이해구조와 달라 이런 류의 번안소설을 읽는데 가끔 '덜커덕' 막히면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천천히 새겨가며 읽으면 의외로 즐거움이 배가되기도 한다.
1930년대 미국 이민자들의 애환을 유대인과 흑인들 관점에서 그렸는데 통쾌한 복수극이 압권이다.
초기에 이민해 미국 건국의 공을 세운 사람들(WASP)의 텃세와 횡포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그에 맞서 싸우는 후발 이민자(유대인, 유색인 포함)들의 애환과 복수극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전체에 흐르는 주제는 '사랑'이다.
사랑이 멸시와 핍박을 받으며 많은 우여곡절을 만들지만 궁극에는 자연에서 아름답게 꽃피운다는 스토리를 담았다.
제목에서 말하는 '하늘과 땅'은 유대인 여주인공이 자선을 베풀며 운영하는 식료품점 이름이다.
이 식료품에서 사랑을 주제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정말 재미있으니 꼭 읽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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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페이퍼가 치킨힐에서 가장 대담한 보도를 내보낼 수 있었던 것은 집의 위치 때문도 포츠다운 머큐리나 권위 있는 필라델피아 불턴의 유능하고 민첩한 기자 보다 더 실력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남성 종족에 대한 그녀의 영향력 때문이었다.
그녀의 미모, 편안한 웃음, 반짝이는 눈 빛, 그리고 낯선 사람을 만나도 금세 미소 짓는 태도 등이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남자들은 그녀에게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았다.
골목길에서 칼로 남의 배를 찌를 것 같은 철면피 폭력배들도 그녀가 언덕의 진흙탕길을 옆걸음으로 종종 뛰어내려가는 모습을 보면 순수했던 어린 시절 넥타이를 매고 주일학교를 마친 뒤 교회를 뛰쳐나올 때 얼굴에 입맞춤하던 황금빛 태양과 어머니의 웃음소리와 함께 흩날리던 종려나무 잎이 떠올라 문득 회개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만연체 문장이 지루할 것 같지만 상상 속에서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표현들이다.
인간의 심리상태를 제대로 표현했다.
좋은 문장들이 너무 많지만 너무 긴 소설이어서 한 부분만 예를 들었으니 전체를 읽으시며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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