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삶을 설명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노화나 자연사는 인간과 애완동물에게만 존재한다는 설과 할머니 가설이 눈여겨 볼 만하다.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자연계에서는 약해지면 죽고 최고만 살아 남는다.
먹이사슬의 최고봉만 노화나 늙어 죽는 자연사를 경험한다.
자연에선 실수나 실패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약한 동물은 강한 동물의 먹이가 될 뿐이기에 약해지면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
평균수명 차이는 활동량에 반비례한다.
쥐가 3년의 평균수명동안 돌아다닌 거리와 90년의 평균수명을 가진 코끼리가 걸어다닌 거리는 같다는 이론이다.
폐경기 이후 여성이 살아야할 이유를 아이돌봄에서 찾는 것도 특이하다.
생산활동 등으로 부모가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환경에 봉착하자 폐기처분 대상인 폐경기 할머니를 아이를 돌보는 기간 동안 살려둔다는 이론이 할머니 가설이다.
리차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의 보완판으로 생각하고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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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죽음(후안호세 미야스외 공저)
원자에서부터 위로 올라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개체에서 끝이 날 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렇지만 아니에요.
개체 위에는 개체군이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 집단으로 이루어진 개체군이요
그리고 이런 집단 위에는 다시 생태계가 있고요
다양한 종류 집단과 개체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환경 말이에요.
생태계는 변하지 않고 언제나 일정해요.
따라서 변하는 것은 개체인 셈이지요.
내가 대학을 다닐 때 생태학 교수님은 살아있는 생명이 많은 곳에는 죽음도 많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나는 사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생태계는 변함이 없으므로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생명은 불멸의 존재예요.
개체가 대체될 뿐이지 생태계는 전혀 변치 않아요.
따라서 죽음은 없어요.
혁신이 있을 뿐이지요.
생물 시스템은 개체보다는 훨씬 더 우위에 있어요.
바로 그날 일요일 오후에 불멸에 대한 보르헤스의 단편을 다시 읽다가 다음과 같은 구절을 찾아냈다.
'불멸의 존재가 된다는 것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
죽음을 모른다는 의미에서 인간을 제외한 모든 존재는 불멸이다.
불멸이라고 알려진 것은 성스러운 것 끔찍한 것 이해할 수 없는 것인 셈이다.'
생물학에서 빠르게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죠?
신진 대사가 빠르다는 의미죠
다시말해 산소소비가 많다는 거예요.
산소가 생명을 죽이는 셈인가요?
맞아요.
산소가 죽이는 셈이에요.
뚜껑을 따지 않은 홍합 통조림은 5~6년까지 갈 수 있지만 뚜껑을 따서 산소가 들어가면 홍합은 부패하기 시작하지요.
놀랄만한 사실을 한 가지 이야기해 줄께요
만약 3년 정도 사는 쥐의 평생 심박수와 90년까지 살 수 있는 코끼리의 평생 심박수를 측정해서 교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렇다면 쥐가 더 급하게 살았다는 것인가요?
맞아요.
쥐의 에너지 소비량이 더 많았던 거죠.
가장 좋은 예가 겨울 일 년 정도만 자유롭게 수 있는 뾰족뒤쥐에요
가장 수명이 짧은 포유류지요.
식충동물은 하루에 거의 자기 몸무게만큼 먹어야 해요.
뾰족뒤쥐는 끊임없이 신진 대사를 하는데 다른 말로 하면 산화하는 셈이지요.
이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빨리 죽게 만들어요.
쥐는 코끼리가 구십년 동안 간 거리를 3년 동안에 간다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선생님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 거고 죽음이 존재하면 선생님이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요.
프랑스인들은 오르가즘을 작은 죽음이라고 하지요.
오르가즘은 작은 죽음을 통해 조만간 인간에게 닥칠 커다란 죽음을 미리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거든요.
왜 종에 따라 죽는 나이가 다를까요.
누가 이런 프로그램을 짰고 왜 이렇게 짰을까요.
종 차원의 이익 때문이 아닐까요?
종차원의 이익 이라는 것은 없어요.
다윈주의에서는 개체의 이익만을 고려하지요.
자연 선택은 스코틀랜드의 경제학 자인 애덤스미스의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을 따르고 있거든요.
자연 선택은 죽음이에요.
아이들을 죽이는 죽음이지요.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자연선택은 유년기에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과 같은 것이에요.
자연에서는 사고를 당하거나, 감염되거나, 기생충 때문에, 굶어서, 잡아먹혀서 죽는 거죠.
빠르거나 늦거나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모두 다 시험관이나 컵처럼 떨어져 깨지게 되어 있어요.
자연에서는 만성질환이 없어요.
병이 생길 정도의 나이까지 가지를 못하니까요
이런 것은 인간에게만 있어요.
대부분의 만성질환은 60세 이후에 발생하는데 심혈관 호흡기 신경계통의 퇴화 과정과 관련이 있어요.
자연에서는 아무도 늙을 때까지 살지 못하기 때문에 만성질환이라는 것이 없어요.
석기시대 할머니가설
50대 폐경 이후에도 할머니가 살아 있어야하는 이유는 손자를 돌봐주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자연에서는 목적은 없어요.
뭔가를 위해 어떤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에요.
모든 것이 아주 섬세하면서 복잡한 거예요.
만일 죽음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면 인간은 죽음을 피하는 데 평생을 다 바칠 것입니다.
위험을 감수하지도 않을 테고 무엇을 시도하거나 무엇에 맞서 싸우지도 않을 겁니다.
물론 무엇을 발명하려고 들지도 건설하지도 않을 테고요
생명은 끝없이 이어지는 회복과 같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형제들이여 삶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선물을 준 신에게 감사합시다.
낮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밤이 있으며, 말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침묵이 있으며, 건강이 의미를 가지 수 있도록 병이 있으며, 평화가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전쟁이 있는 것입니다.
휴식과 기쁨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우리에게 피곤과 고통을 준 신에게 고맙다고 해야 합니다.
신에게감사합시다.
신의 지혜는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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