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포대교를 다녀왔습니다.
비가 촐촐 뿌리지만 오후엔 갠다고 해 도저히 집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기상청 들렀다가 날씨 확인하고 결국 광미 들러 이포로 달렸지요.
상춘객이 많아 길이 조금 밀렸지만 그래도 크게 어려움 없이 도착했네요.
오후 한시부터 줄을 흘렸습니다.
계속 이끼가 걸려나옵니다.
한 참 흘리다 보면 이끼가 계속 묵직하게 걸립니다.
신경질이 납니다.
그러다가 얼떨결에 대적비 한마리 붙었습니다.
놈은 정말 몸 바쳐 보시한 훌륭한 누치입니다.
하지만 이후 소식이 없습니다.
장소를 약간 상류로 옮기니 더 안 붙습니다.
괜히 옮겼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강심으로 더 들어가면 무언가 잡힐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드는데 이제는 센 물살에 들어가기가 겁이 납니다.
나이 탓이겠지요.
날은 춥지도 않고 적당한 온도에 너무 좋았습니다.
루어꾼이 위아래에서 계속 강바닥을 훑어대는 바람에 조금 거슬렸지만 서로를 존중할 수 밖에...
이후 묵직한 입질 한 번 받았다가 후킹에 실패하고 작은 입질 한번 더 받고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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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이제 견지 시즌이 돌아오는 모양입니다.
다른 해보다 조금 일찍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휴일 아침 창밖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사뭇 강으로 내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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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한 마리 밖에 못했지만 도깨비의 강한 유혹이 있었고
길잃은 고라니 한마리가 내 차 불빛 아래 놀라서는 냅다 튀는 모습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바보같은 녀석,
내가 그런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예쁜 고라니의 모습 보기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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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도 늘 그렇게 착각하며 매일을 살아갑니다.
겉으로 나타난 아주 작은 자아상을 자신의 일그러진 시각으로 잘 못 그려놓고는 그 모습을 그사람의 전부인 양 판단하여 돌을 던지기도 하고 너 없인 못 산다고 죽을 만큼 사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 속에 숨은 내면까지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아마도 聖者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모두가 완전한 하나의 우주이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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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용인 사는 친구 집에 들러 새벽 한 시가 넘도록 회포를 풀 수 있었던 아름다운 조행이었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면 어느 강이든 누치가 기지개를 켤 것 같습니다.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지요?
이번엔 굼벵이도 한 번 날아보렵니다.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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