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선배님이 전화를 하셨다.
모처럼 시간이 나신다고 같이 견지 가자신다.
사이버준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늘 그렇듯이 뭐 별다른 약속 없단다.
큰물선배님에게 전화를 걸어 임진강 사정을 여쭙고 시간 되시면 함께 하시자고 했더니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신다.
헌데 금요일부터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늦은 밤까지 영화 한 편 보았는데 그 때까지도 그칠 줄 모르고 비가 계속된다.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비는 토요일까지 이어져 저녁이나 되어야 갠다는 예보다.
여기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강물선배님과 사이버준에게 연락하고 가지말자고 할까?
헌데 강물선배님 전화를 분석해 본 결과 어디든 꼭 다녀오고 싶은 강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 낼 아침에 일어나 비가 어느 정도 오는지 보고 그리 심하지 않으면 강행하는 거야’라고 생각하고 잠자리에 누웠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의 빗소리를 듣는다.
별로 힘찬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 것 같다.
채비를 챙겨 자동차에 싣고 출발하면서 강물선배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배님도 이미 출발하셨단다.
내 예상대로 가고픈 욕망이 나보다 더하셨던 것 같다.
이번엔 비가 많이 왔으니 신내천을 한번 가 보고 견지가 가능하면 해 보고 아니면 해장국이나 먹고 입견지나 하자고 입을 맞추었다.
내가 추천한 해장국은 대 성공이었다.
모두들 만족해하는 모습이 단순히 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식사 후 돌아본 신내천은 도저히 견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이 완전히 뒤집어져 황토 빛이다.
이제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소화도 시킬 겸 막연히 상류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 바로 이 견지터다.
그런데 그 경관이 정말 가경이다.
아래 사진을 확대해서 보시면 정말 멋진 늦여름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야 사진의 사자도 모르지만 사진의 대가 강물 선배님이 사진은 아마도 마무리를 지어주실 것 같다.
그래도 딴에는 아들 디카 빌려 정성을 담아 찍은 사진을 올린다.
모든 강물이 완전히 뒤집어진 폭풍 전야에 그나마 갈견이 손맛이라도 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강물 선배님의 닉네임 덕이 아니었나 싶다.
강물이 떳는데 까짓 개울 쯤이야...
'큰 물에서만 놀았었는데 이런 개천에 들어가려니 엉 쑥스럽구만....'(사이버)
'이봐, 먹는게 남는거야. 먹어두라구. 어제 저녁부터 준비한 족발이라구'(강물)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무기와 곰이 나란히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입니다.
이무기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곧 승천할 자세입니다
이보다 더 완벽한 조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디에든 틈새는 있는가봅니다.
이렇게 안 좋은 날 가운데 이런 무릉도원이 있다고 믿겨지십니까?
여러분도 여러분 인생의 블루오션을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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