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설근은 인생의 평범한 진리를 소설형식으로 엮었다.
인간이 끊임없이 추구하는 네 가지 욕망이 사실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추구해야할 만큼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전생의 연인 임대옥 대신 현생의 연 설보차를 택하게 함으로써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가슴앓이 하는 사랑도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며
내 뜻대로 이상적인 결합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결혼도 두 사람의 불타는 사랑으로 맺어진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 주변의 환경요소에(특히 돈) 의해 영향을 받아
결과적으로는 평범하거나 불행한 결합이 이루어짐을 시사하고 있다.
남녀간의 평범한 사랑이야기로 스토리를 이어가지만 결국은
인생의 제행무상을 노래하고 있다.
美中不足 好事多魔 樂極悲生 人非物換
예쁜 것도 부족함이 있고
좋은 일엔 마가 낀다.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픈 일이 생기고
사람도 달라지고 산천 만물도 바뀐다.
그러면서 그는 好了歌(좋은 것은 끝나고 끝난 것은 좋은 것)로 인생의 결론을 설명한다.
권세(공명)와 부(금은) 여자, 자손에 대한 애착과 추구는 결국 몽환 같은 것임을 노래한다.
세상 사람들 모두 신선 좋은 줄 알면서도
오로지 부귀공명 잊지 못한다네
고금의 장수 재상 지금은 어디 있나
황량한 무덤 위엔 들풀만 덮혀 있네
세상 사람들 모두 신선 좋은 줄 알면서도
오로지 금과 은을 잊지 못한다네
하루종일 모자란다 원망만 하다가는
돈 많이 모여지면 두 눈을 감고마네
세상 사람들 모두 신선 좋은 줄 알면서도
오로지 예쁜 아내 잊지 못한다네
님 살았을 땐 날마다 은정 말해도
님 죽어 떠나면 남 따라 멀리 간다네
세상 사람들 모두 신선 좋은 줄 알면서도
오로지 아들 손자 잊지 못하네
어리석은 부모는 예로부터 많았지만
효성스런 자손을 어느 누가 보았던가
그러니 쓸데없는 애착과 추구로 일희일비하지 말고
본성을 따라 매사 겸허히 받아들이며 평범하게 살 일이다.
작자는 어쨌거나 인생의 결론은 시공을 초월하여 제행무상이니
진실한 마음과 사랑으로 살고
이 소설의 시대와 장소 따위도 묻지 말라는 당부까지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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