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by 굼벵이(조용욱) 2013. 4. 11.
728x90

 

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그가 전쟁론을 쓴 시점은 그의 야망이 좌절되고 건강이 악화되어

베르린 전쟁학교 교장이라는 한직에 배치되었을 때이다.

다산 정약용의 주옥같은 저서들도 대부분 유배지에서 저술되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도 사실상 유배생활이나 다름없는 시절에 저술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나도 섬진강가에서 자산어보라도 하나 써야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는 방어가 공격보다 더 강한 형태의 전쟁수행 방법이라고 하면서

그러나 결정적인 포인트에 가서는 공격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전쟁의 제 1 정석을 주장한다.

또한 전쟁계획을 세울 때는 적의 힘의 중심을 알아야 하며

자신의 힘을 최고도로 집중해서 가장 짧은 시간에 쳐야한다는 원칙도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원칙들은 그리 유용하지 못하며 전쟁론을 통해 전쟁의 본질을 이해하고

현실에 맞는 보다 나은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전쟁을 왜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는

나와 내 조국에 보다 유리하도록 하게 하기 위함이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평화를 의미한다고 한다.

즉 평화를 얻기 위해 전쟁을 수행한다는 역설이다.

정치가 전쟁의 목표나 논리를 제공하고 전쟁을 지배 관리해야 한다고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정치와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전쟁의 삼위일체론을 주장하였는데

 

첫 번째 극은 비이성적 측면의 원초적 폭력이다.

전쟁상황에서는 무한의 원초적 폭력과 적개심이 난무하며

조직화된 집단폭력으로 비화한다는 것이다.

절대전쟁에 있어서는 폭력의 escalation 현상이 일어나 아무런 제한 없이 진행되다보면

궁극의 핵전쟁까지 이어져 결국은 모두 초토화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극은 전쟁의 불확실성과 우연성이다.

전쟁은 일종의 도박으로 마치 카드게임과 같다.

전쟁은 안개상황으로 우연과 불확실성이 지배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키아벨리의 주장과 같이

성공적인 군주는 능력(virtu)은 물론 운(fortuna)이 함께 따라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연성과 불확실성은 창조적 정신을 가진 지휘관들에게는

자유의지가 발휘되는 가능성의 영역이 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군사 천재론을 주장하면서 전쟁은 직관력과 혜안 외에

용기, 결단력, 자제력, 창조적 마인드 등이 필요한 지성의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군사적 천재는 1차적으로는 천부적이어야 하고

2차적으로 육성되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무나 군사천재가 될 수는 없으며 타고나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다이아몬드 예술품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제대로 갈아야만 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제 3 극은 정치적 종속성이다.

전쟁은 결국 국가의 정치적 의지가 표출된 것이란 주장이다.

정치는 국가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이를 합리적, 이성적으로 사용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전쟁은 결국 정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므로 정치는 전쟁을 관리 통제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 세 가지 극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일체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북한사태는 보면 볼수록 전쟁론의 기본원칙에서 벗어나고 있다.

전쟁을 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극도로 불리함을 잘 알면서도 전쟁을 조장하고 있다.

벼랑 끝 전술을 통해 북한 내 국민적 결속과 집권초기 통치권자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고도 정치술수로 보여 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북한 정치지도부가 주의해야 할 것은 제2극이다.

시 말하면 전쟁의 우연성, 불확실성이다.

장난하다 애 밴다고

불확실성 속에서 잘못된 술수에 휘말려 전쟁으로 치닫는 날이면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