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적 전제주의를 낳는다'고 역설했다.
사람들은 사적인 자유만 실현하려 하고 공통의 문제 즉 정치에 무관심해진 결과
물질적으로는 만족시킬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는 전제주의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다수의 이름으로 선발된 행정가의 전제적 행태가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는데
제왕적 대통령제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존 스튜어트 밀은 비록 소수라도 그들의 발언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토론의 자유를 통해 소수의 주장을 극복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사적 부분과 공적 부분 양쪽이 공존할 수 있고
양쪽 모두에서 자유를 실현해야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에 도달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타운십이나 작은 도시, 주에서의 분권이 잘 이루어져 있고
이것이 연방제와 연결되면서 권력집중을 예방한다.
배심원 제도와 같은 것도 개인을 넘어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매우 중요한 결사체이다.
미국의 종교 또한 사적영역에서 벗어나 공적문제를 토론하는 중요한 결사체 역할을 한다.
토크빌은 가정에서부터 사회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공적인 문제에 대하여
토론을 통한 합리적 문제해결의 습속을 어떻게 만들어갈 지가 민주주의의 관건인 것이라는 것을
역설하였다.
이와같은 토크빌의 생각을 개헌을 통해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시는 분이 계신데
그분이 바로 우윤근 의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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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이시고 여당과 야당을 모두 경험하신 우윤근 의원님이 내린 현실정치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현실정치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국회는 그야말로 대통령 권력을 향한 치킨 게임에 몰두하는 곳이다. 즉 선거 시기만 되면 대통령 권좌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터의 베이스캠프가 되고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에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세력과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세력 간에 중단 없는 대회전의 장이 된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선거결과 나타난 유권자의 표심이 51:49라 하더라도 권력의 분포는 100:0이 되고 만다.’
권력구조가 ‘승자독식형’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혼자 다 먹으니 밥그릇 싸움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생존(권력, 돈)의 문제이다 보니 본래적 의무를 망각한 채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치킨게임을 벌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독일 헌법학자 뢰벤쉬타인은 “미국 대통령제는 미국 이외의 국가로 한 발짝 수출되는 순간 죽음의 키스로 변한다.’
우의원님은 우리가 지금 뢰벤쉬타인의 예언대로 돼가는 중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정치가 본분과 방향을 잃고 총성 없는 전쟁만 이어가니 승자든 패자든 죽음의 키스만 기다릴 뿐이지요.
총으로 입은 상처는 아물면 그만이지만 입으로 입은 상처는 죽을 때까지 아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함께 나누며 더 이상 싸우지 말고 나누자는 제안을 합니다.
‘아렌트 레이파트 라는 유명한 정치학자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분열된 사회에서 권력구조는 어떤 형태이어야 하는가? 분열된 사회일수록 다수결에 의한 대통령제 보다는 합의에 의하여 권력을 나누는 권력분점(power sharing)이 바람직하다. 갈등이 많은 나라에서 다수결의 대통령제를 하게 되면 반드시 갈등을 더 증폭시키고 악화시킨다.” ’
서로 나누고 도우면 파이의 크기가 더 커지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생각과 행동을 교류하면 진화의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직도 독선과 독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우의원님은 우리 정치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한국정치가 안고 있는 세가지 문제점이 있다. 이른바 3불 정치인데 상대를 믿지 못하는 불신정치, 상대를 파트너로 인정 못하는 불용의 정치, 대화와 토론이 안 되는 불화의 정치입니다.’
모두들 귀는 닫고 입만 여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정치의 진화 속도가 가장 느립니다.
이런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원점으로 돌아가 의미를 재정립해야 합니다.
‘president 의 어원은 preside 즉 회의주재자이다’
대통령은 독선과 독재를 이어가는 제왕적 지위보다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총체적으로 주재하고 관리하는 president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론적으로 봤을 때 대통령제의 가장 취약점 중의 하나는 국민이자 유권자가 전혀 알 수 없는 예측 안 된 인물이 갑자기 평지돌출 형태로 뛰어나온다는 것이죠. 그래서 단기간에 선거 기술자에 의해서 이미지 조작이 되고 국민은 거기에 투표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정종섭)’
하지만 처음에 설명한 것처럼 현실정치가 방향성을 잃고 죽기살기식의 치킨 게임만 일삼아 왔다면 그 경력은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합니다. 잘못 굳어버린 생각 보다는 새로운 이미지가 훨씬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의식 있는 국민 상당수가 그게 빠른 진화를 위해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결론은 바로 이 대목입니다.
‘여야가 정말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국가 권력구조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시민사회나 사회 원로 등 정치적 외부세력과 결합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정치가의 올바른 의식이라고 봅니다.
나라의 장래를 위하는 일이라면 여야가 따로 없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만이 정치 일선에 나서야 합니다.
우의원님께서는 권력구조를 바꾸는 게 급선무라고 하셨는데 거기에 제 생각을 조금 보태본다면 사람이 먼저 아닐까 싶습니다.
올바른 정치가를 뽑을 수 있는 올바른 국민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치 맑은 시냇물처럼 빠른 속도로 올바른 국민의 흐름이 이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공자님 말씀에 답이 있는 것 같아요.
국민 하나하나가 격물치지의 지혜를 가지면 자신과 가정을 바르게 세울 수 있고
그런 다음에야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선 당장 필요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명한 명제
'악법도 법이다' 인것 같습니다.
정해진 절차와 방법으로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비록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수용하고 따르며 함께 힘을 보태는 기본적인 민주주의 정신이 전제되지 않는 한
모든 논의는 무용지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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