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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소장 생활/원주지사

영실이 이야기...그 처음을 열며

by 굼벵이(조용욱) 2018.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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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들 재미있게 보내셨나요?

저는 노사 단합대회를 다녀왔습니다.

화천 잔디구장에서 족구를 하고 있는데 30여 미터 정도 떨어진 컨테이너 박스 앞에

강아지 한 마리가 나와 우리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다가가니 무서웠던지 깨갱거리며 얼른 컨테이너 밑으로 기어들어 가더라구요.

한참을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니 조심스레 나오기에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더니 금방 친애행동을 보이더군요.

게임에 임해야 해서 일어나 운동장으로 가니 녀석이 계속 꼬리를 흔들며 따라오는 겁니다.

게임이 끝나 숙소로 돌아오는데 녀석은 아무리 떼어놓으려 해도 끝까지 따라붙더라구요.

개 좋아하는 조성순씨가 목욕시키고

사람 좋기로 소문난 박순규실장님이 입양을 결정해 주시고

인사담당 권현씨가 성명 : 영실이(운영실), 사번 : 18250831(18.8.31일 운영실 입사)을 부여해서

제가 영실이를 사옥경비담당으로 직무부여해 채용결정했습니다.

이렇게 질기게 사람을 따르고 사랑하며 애쓰는 놈은 하늘이 내린 놈이고

그런 놈은 큰일을 해낼 것이란 생각이 드니 모두들 사랑해주고 잘 키워주세요.

 

오늘아침 회의는 주말에 최종백 부장님이

설거지며 집안 청소를 한 이야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비자에 모자를 관리하는 관헌을 처벌한 한소후(韓昭侯)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한소후가 낮잠을 자며 몸을 뒤척이다가 이불을 떨어뜨렸습니다.

이를 본 모자를 관리하는 관헌이 혹 주군이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싶어

얼른 달려가 이불을 다시 덮어드렸습니다.

잠시 후 한소후는 일어나 누가 이불을 덮었냐고 묻고

그것이 모자를 관리하는 관헌이 했음을 알자 그를 파면조치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것은 그가 직무권한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모자를 관리하는 관헌은 모자만 관리해야 하는데 이불까지 관리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진정 주군과 조직을 위하려면 함부로 남의 직무까지 넘나들 것이 아니라

이불을 관리하는 관헌에게 이를 알려 문제를 해결하게 했어야 합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언젠가는 주군을 위험에 처하게 할 가능성이 많기에

한비자는 이를 경계하여 한소후의 이야기를 전해 준 것입니다.

주군들은 종종 직무권한을 넘어서까지 경쟁을 하도록 부추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직무권한을 근간으로 하는 조직은 의미가 상실되고

조직화합이 깨지면서 결과적으로는 주군마저 위태롭게 됩니다.

 

저도 이와 유사한 경험으로 많이 아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내가 아무리 사랑스럽더라도 반드시 허락을 얻어 설거지 하시기 바랍니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아내는

내 식구를 위해 내가 헌신하며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설거지라고 생각해

오지랖 넓은 남편이 이 영역을 넘나들면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아파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할것 같지만 이렇게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갖지는 않습니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현대사회일수록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야 해요.

그래서 사랑이 삶의 전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랑합니다.

2층 독방거사 조용욱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