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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0724 인정하기 어려운 구조개편

by 굼벵이(조용욱) 2021.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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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7. 24() : 시대적 흐름과 진실

 

어제는 아침 새벽부터 국회 답변자료 작성에 열을 올렸다.

사실은 중앙교육원에 출근하여 사업부제준비팀 회의에 참석해야 했으나 오전 열시까지는 국회 답변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기획관리처 KTA 과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곧바로 회사에 출근했다.

마음이 급해 부지런히 빠른 속도로 작성해 팀장, 처장, 전무님께 계통보고 했다.

마지막으로 관련 자료를 기획관리처와 총무팀에 이메일로 발송하고 나니 1130분이었다.

바로 교육원으로 출발하기도 어정쩡한 시간이어서 점심식사를 한 후 출발했다.

연수원에 도착하여 잠시 LJB 부장 방에 들러 회사분할에 관해 토의했다.

그는 철저한 시장경제론자였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OO산업 구조개편에 대하여 원천적으로 찬성하고 있었다.

나는 본질적으로 OO산업에는 시장경제의 원리가 도입될 수 없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검증되지 않은 이론으로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지도 모르는 실험을 시도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그에게 말했다.

OO산업 구조개편은 결과적으로 먹이사슬의 변화만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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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정말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모두들 진지한 모습으로 임하고 있었다.

참석한 사람 모두 회사에서는 내로라하는 젊은 실력파들이었다.

발표자의 자세나 내용도 진지하고 지식기반도 풍부했다.

매우 훌륭한 엘리트 중심으로 선발한 것은 사실이다.

PJS 과장은 예나 지금이나 말투가 즉흥적이고 상대방의 감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감정을 거침없이 뱉어버린다.

그런 면에서 그는 나의 반대 거울이어서 그에게 배울 점이 많다.

그는 금년 10월이 오면 KDS 사장은 그동안 갈아온 칼을 뽑을 것이라고 했다.

사장이 무슨짓을 하던 좀 더 긴 관점에서 보면 그도 역시 잠시 흘러가는 물일 뿐이다.

잠시 출렁이는 파도에 누군가의 몸을 적실 뿐이다.

김대중 선생이 대통령이 된 것도 다 시대의 흐름이고 지금 떠들썩하게 진행되고 있는 회사의 해부작업도 모두 하나의 시대적 조류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제는 그냥 몸을 실어 함께 떠내려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국가적 운명일 뿐이다.

그러니 마음 편하게 현재를 연주하며 살 일이다.

비록 내일 지구 멸망의 날이 온다고 하더라도 오늘 저녁은 아무것도 모르는 가족들과 즐겁고 흥겨운 만찬을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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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B 부장이 저녁을 함께 하고 싶어 했지만 팀원들을 버리고 나 혼자 일탈하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어서 다음에 하기로 하고 팀원들과 식사를 같이 했다.

마침 차를 가져갔으므로 술 대신 콜라와 사이다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