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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0723 속내 드러내기

by 굼벵이(조용욱) 2021.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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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7. 23() : 속내 드러내기

 

엊그제 처장님이 7. 30일에 있을 임시국회와 관련하여 파견자 문제에 대한 답변 자료를 준비해 줄 것을 부탁했었다.

자료작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 늦게까지 야근할 생각으로 조금은 여유 있게 일 처리를 하고 있는데 이메일이 날아들었다.

존경하는 선배 KSS 부장의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부고였다.

그러던 차에 S 전무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무님도 국회 답변 자료가 걱정이 되어 하신 전화다.

나는 이것이 내 속내를 드러낼 기회라고 생각했다.

어제 정리한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요약본을 가지고 갔다.

아니나 다를까 전무님은 처장님께서도 말씀하신 국회 답변자료 작성을 부탁하셨다.

그렇지 않아도 처장님께서 일목요연하게 리스트까지 만들어 주시면서 답변서 작성을 부탁하셨노라고 말씀드린 뒤 용기 있는 고백을 하기로 했다.

어제 읽었던 Jack CanfieldMark Victor Hansen이 제시하는 성공의 비결 중 원하는 것을 요구하라는 사항에 대한 실천이다.

업무적인 대화가 대충 끝나자 나는 바로 준비해간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요약본을 내 놓으며

전무님 저 지난번에 OOO으로 신분변경 하였습니다.

승진도 어렵고 작년부터 나온 이야기라 새삼 바꾸기도 무엇하여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OOO은 그냥 T/O를 바꾸기만 하면 승진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기회 닿으실 때 도와주십시오!”

하고 부탁의 말씀(요구)을 드렸다.

전무님은 언제 바꾸었는데?” 하시길래

금년 4월 쯤에 바꾸었습니다.” 했더니

“KIS이는 OOO으로 바꾸어달라고 하던데...?”하시면서

알았어.” 하셨다.

보고를 마치고 나오는데 H처장님과 LSK, PJM, LJB 과장이 밖에서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다.

내 말을 엿듣지 않았나 싶어 조금 가슴이 뜨끔했다.

잠시 후 H처장님 방에 올라갔다.

방금 전에 전무님 만나 뵙고 내가 OOO으로 신분변경 했다는 것을 말씀드렸노라고 한 뒤 나중에 T/O변경 문제를 처장님이 도와줄 것을 부탁드렸다.

처장님은 웃으시며

이제야 속내를 드러내는 군하시면서 경상도 특유의 인토네이션을 넣어

알았어.” 하셨다.

기분이 좋았다.

속내를 털어놓고 자신 있게 전무님 처장님께 내가 승진할 만한 자격이 있음을 말씀드리고 나니 가슴도 후련하고 발걸음도 가벼웠다.

살면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는 것 같다.

저녁에는 JCK, YSK, RHR, JDW, LJB을 함께 태워서 분당의 제생병원에 KSS, KMB 부장 문상을 갔다.

R부장은 거기서 우리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문상에서 돌아와 늦은 시간까지 국회답변자료를 만드는데 몰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