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1121 질긴 Y

by 굼벵이(조용욱) 2021. 9. 19.
728x90

2002. 11. 21() : 질긴 Y

 

S전무님이 내일 있을 노사협의회 안건에 대하여 사전 조율도 할 겸 전무님 방에 모여 토론을 하자고 하셨다.

K노무처장과 H실장 H처장 Y팀장 그리고 나까지 여섯이 전무님 방에 모여 두 시부터 퇴근시간이 넘도록 오랜 시간 동안 토의했다.

나는 그동안 밀린 일들이 너무 많아 토의가 끝나자마자 야근을 하려고 준비하는데 Y가 전무님과 저녁 스케쥴이 생겼다며 즉시 안동갈비로 가자고 하였다.

어제 마신 술로 컨디션이 말이 아닌데 안동갈비 집에서 또 술이 시작되었다.

전무님과 헤어지고 Y와 K, S과장이 함께 타고 오는 택시 안에서 K와 S가 내게 사인을 보내왔다.

Y부장에게 술 한 잔 더하지 않겠냐고 권하라는 사인이다.

(승진을 위해서는 이렇게 윗사람의 눈치를 잘 살펴 입맛에 맞게 처신을 잘해야 한다)

나는 무척 망설였다.

(이것이 내가 마지막까지 승진에 심한 곤욕을 치러야 했던 원인 중의 하나다)

내 몸도 엉망이어서 좀 쉬고 싶은데 그들의 눈에 비친 Y의 모습이 한잔 더 생각이 있어 보이는 모양이었다.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Y에게 한잔 더 하지 않겠냐고 권하였다.

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딱 한 병만 더 마시고 가잔다.

결국 XO 노래주점에 들러 돈 버리고 몸 버리며 소모전을 치른 후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