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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1119 친구와 술한잔

by 굼벵이(조용욱) 2021.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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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1. 19() : 친구와 술한잔

 

3직급 대우자 선발심사를 위하여 부장을 위시하여 간부담당 팀 전원이 호텔로 들어갔다.

직장인에게 무두일만큼 행복한 날은 없다.

노사협의회 안건이다, 단협 안건 검토다 해서 무척 바쁜 와중에 L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그는 나에게 꼭 술을 한잔 사야 스스로 마음의 위안이 되는 듯 애절한 모양새다.

J과장을 포함해 셋이서 대치동 장어집에 가서 복분자주에 장어를 먹었다.

그냥 내 스타일대로 회사 주변 족발집이나 삼겹살 집에서 간단하게 소주나 한잔 하면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나 나누면 족한데 그의 마음은 그게 아닌 듯했다.

장어와 복분자에 이어 자기 지인이 운영한다는 술집에 가서 2차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었다.

마침 그날이 개업일이어서 온 종업원들이 돼지머리를 놓고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사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자꾸만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내게 택시까지 불러 차비까지 넣어주는 친절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난 이런 모든 것들이 정말 싫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우정이라기 보다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까봐 자기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러는 듯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번에 무언가 끝장을 내고 싶은 마음에 이런 과잉행동들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난 그게 정말 싫다.

그런 행동들이 누적되면서 그와 나 사이에 담이 쌓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친구사이라도 부담을 주면 스스로도 부담을 느끼게 되고 이는 결국 마음의 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호의를 베풀려면 쌍방간에 부담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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