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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1120 감사실과의 배틀

by 굼벵이(조용욱) 2021.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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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1. 20() : 감사실과의 배틀

 

내가 감사실에 해외사업 인력교류 활성화 방안 서류를 제출한 지 15일이 지나도록 뭉개고 있다가 A감사가 해외출장을 간다니까 시간에 쫓기면서 의견서를 달겠다며 Y과장이 내 의견을 물었다.

의견서를 달려고 하는데 자기 의견서가 적정한 지 여부를 검토해 달라며 내게 전화를 한 것이다.

나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그의 요청을 거절하였다.

감사실에서 의견서를 어떻게 달든 상관하지 아니할 테니 바쁜 사람 더 이상 귀찮게 오라 가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투의 뉘앙스를 전달하였다.

곧바로 R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와 같은 감사실의 견해를 전했다.

왜냐하면 OO사업단장이 해외에 나가면서 OOOO처장과 OOOOOO처장이 협력하여 감사를 찾아가 내용을 잘 설명해 감사의 오해를 바로잡으라고 지시하였으나 그동안 그들은 감사실의 입장을 고려하여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었으므로 이를 주무처인 OOOO처장에게 즉보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R부장은 J과장을 감사실로 보내어 Y과장과 대판으로 싸우게 하는 결과만 초래하였다.

결국 Y과장은 감사의견이 달린 문서를 내게 가져오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감사실 의견서에 대한 검토의견서를 달아 사장의 결심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야근을 하려고 K과장과 함께 삼선짬뽕을 시켰다.

빠르기로 소문난 번개배달 산동반점에서 5분도 안 되어 짬뽕이 도착했고 짬뽕 그릇의 랩을 막 벗기려는 순간 Y부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예정과 달리 일이 빨리 끝나 호텔에서 하룻밤 먼저 나오겠다고 한다.

그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저녁(술)이나 먹고가자고 하였다.

결국 나와 K는 저녁을 2차에 걸쳐 먹어야 했다.

야근 식사로 삼선짬뽕을 먹은 날은 꼭 다시 술로 2차 입가심을 하는 일이 생긴다.

호텔에서 돌아온 승진심사 작업반(K, P, L, B, S, L)과 함께 소백산에서 회식을 했다.

짬뽕을 먹어 배가 잔뜩 부른데 안 넘어가는 술을 억지로 마셔야 하는 것은 정말로 고역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 B가 Y팀장과 귀엣말을 오가더니 갑자기 Y팀장이 자신의 집에 가서 한잔 더 하자고 하였다.

그는 평소에 자기 집에 초대한 적이 한번도 없다.

우리는 그의 집에서 홍삼 썰어놓은 것을 안주 삼아 달랑 고량주 한 병 마시고 나왔다.

K과장도 먹다 만 듯 술이 부족했는지 갑자기 카페에서 술 한 잔 더하고 가자고 했다.

만일 내가 호스트인 Y의 입장이었다면 술 한 병 더 내왔을 것이다.

술꾼들은 대부분 술이 취하면 취할수록 아낌없이 술을 내는데 여러 사람 앞에 달랑 얄궂은 고량주 한 병 내놓고 마니 모두 속이 뒤틀린 듯하다.

남의 술은 많이도 마시면서 자기 술은 많이 아까워하는 듯했다.

결국 카페에 가서 양주 2병을 더 마시고 술자리를 마쳤다.

 

(젊은 날 술을 참 많이도 마셔댔다.

그럼에도 이제껏 건강하게 살아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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