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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여행 D+1

by 굼벵이(조용욱)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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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러가기 위해 방을 나서는데 문이 잠기지 않았다.
프론트에 가서 110호 'doorlock is out of order'라고 설명하니 직원을 보내겠단다.
문을 잠그지 않은 채 식사를 하고 왔기에 그새 도둑이라도 들면 어쩌나 싶어 불안해 부랴부랴 식사를 마치고 들어왔다.
전에 호치민의 어느 호텔방에서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이 현금을 도난당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호텔식 아침식사는 그런저런 견딜만했다.
어제 저녁에 먹었던 케밥같은 식사가 계속 이어진다면 엄청 힘든 여행이 될 것이다.
나는 따뜻한 식사를 좋아해 아침 식사는 감자튀김과 소시지를 주 메뉴로 삼아 식사했다.
아침식사가 언제부터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프론트에 전화를 하려해도 전화번호가 적힌 안내판이 없어 전화를 못했다.
나중에 프로트에 직접 알아보니 0번을 누르면 된단다.
이곳은 대부분 0번을 프론트 직통전화번호로 사용하는 듯하다.
나중 이야기지만 그 어떤 호텔에도 프론트나 레스토랑의 전화번호를 안내하는 곳은 없었다.
어제 가이더가 분명 아침식사는 7시부터 가능하다고 했는데 6:40에 가보니 이미 배식이 시작되어 식당이 사람들로 붐볐다.
 
여행지로 떠나는 버스 안에서 넉살좋은 가이더가 친구론을 이야기 한다.
궁극적으로 마지막에 남는 사람들은 결국 친구 밖에 없단다.
자신도 초등시절 시골에서 사귀었던 친구들과 소중한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태어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도 친구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마지막 죽는 순간 까지도 친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런 이야기는 나도 알고 같이 여행을 시작한 모든이가 다 안다.
그런데 내 가슴 한 편이 조금 애리다.
아무리 떨치려 해도 상처가 참 오래간다.
완전히 치료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이슬람 라마단의 순기능에 대하여도 설명해준다.
태음력인 이슬람역에 따라 라마단 기간을 정한다고 한다.
40일 동안을 낮엔 굶었다가 밤에는 왕창 때려먹는단다.
따라서 라마단이 육체건강에 건강에 해를 끼치는 부분도 있지만 나름 순기능도 있단다.

전 국민이 참여하는 만큼 국민통합에 도움이 된다는 거다.

라마단은 무함마드가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40일간 코란의 가르침을 받은 기간을 의미한단다.
무함마드가 학업을 마치고 하늘 보니 초생달과 별이 떠 있었단다.
그래서 이슬람 국가의 국기는 모두 초생달과 별로 구성되어 있단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옵션이 열기구를 타는 것이다.
260유로나 하기 때문이다.
이 열기구를 태우게 하기 위해 가이더는 온갖 잔꾀를 다 동원하여 을르고 뺨친다.
값 나가는 옵션일수록 무언가 자신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오는 듯하다.
첫날부터 비가 계속되었기에 열기구는 탈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은근히 부채질을 해댄다.
희소성으로 욕망의 크기를 극대화하려는 것일 거라는 생각이 내 더듬이를 자극한다.
먼저 돌마바흐체 궁전에 들렀다.
오스만 제국이 제후국으로부터 받은 선물로 치장한 궁전의 구석구석을 미로처럼 돌고 돌아 나온다.
일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기에 궁전 내 사진은 눈으로만 찍었다.
 
우리 가이더는 원래 사막여행 전문가란다.
그러기에 사막에 사는 베두인 이야기를 가끔 전해준다.
그들은 12살이 결혼 적령기란다.
12세만 넘으면 언제든지 혼사가 가능하단다.
하긴 그 때가 몸이나 마음이나 가장 예쁠 때다.
맹목적적 사랑알이를 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이라 일찍부터 결혼해 부지런히 애들을 나아도 종족을 이어가기 쉽지않았던 탓 아닐까 싶다.
옛날 우리 조상도 그랬었다.
그들은 물이 부족해 목욕을 하기 어려워 평생 목욕도 안한단다.
그래도 사막이라 때가 동굴동글 말려 또로록 굴러 떨어져 내린단다.
모래 때문에 눈썹도 다른 종족에 비해 길단다.
머리는 가끔 낙타 오줌으로 감는단다.
 
물없이 만든 음식을 총칭해 케밥이라고 한단다.
개들이 많고 개들을 식구처럼 여기는 이유는 개가 사람 이상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이곳 주 생산품이 예나 지금이나 양과 관련된 산업인데 양을 키우려면 무엇보다도 개가 필요하다.

이 개들도 사람들이 자신을 끔찍히 사랑해준다는 걸 알기에 사람이 나타나도 짖지 않지만 늑대나 해를 끼치는 다른 동물이 어느 한 곳에 나타나면 연쇄적으로 짖어대며 결국 온동네 개들이 함께 짖는단다.
 

인간인 메시아를 믿는 이슬람과 달리 기독교나 카톨릭은 신으로서의 메시아를 숭배한다.
이슬람 인구가 기독교 인구보다 많은 이유가 그래서 인지도 모르겠다.
'알라'란 '그 신'을 뜻하는데 처음이자 마지막 선지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터키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18년간 통치하면서 오늘날 터키의 터전을 마련한 국부다.
이슬람 권에서 터키만큼 성장한 나라가 없는데 이는 모두 무스타파 케말의 탁월한 선택 때문이란다.
100년 전에 그는 자신의 부인과 이혼하고 라디오 방송에 나와 터키와 결혼하기 위해 이혼했다고 선언하고 이후 독신으로 살았단다.
부인도 재혼하지 않았단다.
그는 다섯명의 양자를 들였는데 그중 첫째딸 사비하 괵첸(Sabiha Gökçen)은 여성해방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최초의 여성 조종사가 되었으며 터키 여성들의 히잡을 벗기고 청바지를 입게한 장본인이란다.
현실에 맞지 않는 오래된 이슬람의 종교의식을 버리고 친미 친서방 정책을 택함으로써 국가발전의 초석을 다진 거다.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이 이념적으로 친미 친서방 정책을 강하게 견지하면서 경제성장을 도모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타튀르크의 강력한 통치아래 로잔조약을 체결하고 튀르키예 공화국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고 에게해의 제도들과 키프로스 섬을 상실하는 대신 유럽 영토로 동트라키아를 획득함은 물론 아나톨리아 반도를 획득했고 쿠르디스탄을 완전 점령하여 지금의 터키영토를 구축했다.
1923년 로잔조약에 의해 100년간 묶였던 1차대전의 패전국 지위가 풀리는 시기가 내년이니 내년부터는 엄청난 경제성장이 예상되므로 이스탄불 부동산에 투자하란다.
이 가이더가 부동산에도 손을 대고 있는 모양새다.
모르긴 해도 이 가이더 때문에 여행객 중 누군가는 이스탄불에 아파트 한채 사놓았을지도 모른다.
참 대단한 능력을 가진 친구다.
일테면 내년엔 패전국 지위가 풀려 보스포러스 해협에 대한 자유로운 무료 출입이 끝나고 터키 정부가 유료화로 전환할 것이므로 이에서 얻는 경제적 이익만도 엄청날 것이고 석유나 철강에 대한 수출입 규제도 풀려 폭풍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이더 이사람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를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보스포러스 해협

돌마바흐체 궁전 입구

돌마바흐체 궁전 입구

궁전 출구

돌마바흐체 궁전은 보스포러스 해협 해변가에 위치한다. 

해변에서 바라본 궁전

궁전 내부의 촬영이 금지되어있어 궁전 밖 사진만 남아있다.

이스탄불에서 앙카라로 가는 길은 대 평원이 계속 이어진다

앙카라로 가는 도중 인구 3만 정도의 산속 전통마을 베이파자르에 들렀다.
오스만 제국의 건축양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른 터키에서의 리커샵

KC가 여기서 '잦 같은 거'를 사는 바람에 화제가 되었다. 가이더가 농반 진반으로 놀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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