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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모임,취미생활/여행기

튀르키예 여행 D-2

by 굼벵이(조용욱) 2023.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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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 입사한 신입사원 시절 다정하게 지냈던 회사 또래 친구 세부부들 간의 8박 9일간 터키여행이 모레부터 시작된다.
내 평생 내가 먼저 친구를 배신한 기억은 없다.

견디기 힘든 배신을 당하면 누구나 겉은 멀정해 보여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같은 불만의 싹은 사라지지 않고 죽을 때까지 마음 속 깊이 내재해 있다.

이걸 의학용어로는 트라우마라고 한다.

그런 경우 아파하면 트라우마에게 또는 상대방에게 지는 거다.
나아가 불안해 하거나 불만을 표출하고 분노하면 완패하는 거다.
삶에서 지고 이기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프지도 불안해하지도 분노하지도 말고 그냥 친구간에 잔머리 굴리지 말고 의리를 지키며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란 이야기다.
신입시절부터 지금까지 사귀어 온 좋은 친구들 내외와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서울로 간다.
오랜기간 집을 비워야 하기에 준비할 것도 많은데 아침부터 무엇이 그리 바쁜지 모르겠다.
오랜 기간동안 농막을 비워두어야 해서 남은 밥도 다 먹어치워야한다.
그 와중에 밖에 나가 아침을 먹자는 시청 이과장의 제안에 남은 밥 처치를 위해 그냥 우리집에서 먹자고 했다.
아침 아홉시에 이과장이 밥먹으러 내 농막에 왔다.
밥을 데우고 고기를 구웠다.
둘이 다른 반찬 없이 김치와 고기만 찬을 삼아 아침식사를 마쳤다.
해외여행을 가기 위한 서울행 나들이 준비에 나름 바빠 죽겠는데 집사람이 전화해 컴으로 비행기표를 체크인 해달란다.
컴으로 해야 원하는 자리에 앉아 편안히 갈 수 있단다.
이코노미석으로 가는 여행 좌석에 무슨 차이가 있겠냐마는 사람들은 그가운데 조금이라도 편안함을 찾으려 기를 쓴다.
내가 편안하다면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준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오징어 게임처럼 사람들은 서로를 적으로 맞이해 편안한 자리 다툼에 혈안이 되어있다.
여행을 위한 옷가지 몇 개를 내 여행가방인 테니스 백에 넣고 주용이가 준 임영웅 시디도 집사람에게 주기 위해 챙겨넣었다.
집에 가져갈 계란도 한 판 실었다.
가는 길에 정운호선배에게 줄 고구마 한 박스도 챙겨 차에 실었다.
먼저 영진스틸로 가 컴퓨터로 아시아나 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가 예약번호로 체크인을 했다.
좌석변경 버튼을 클릭했는데 작동이 안된다.
이미 예약된 좌석이어서 변경이 불가능한 것이려니 생각해 그냥 여행사에서 예매한 좌석을 그대로 체크인했다.
그러다보니 어쩔수 없이 집사람과 나는 비행기 안에서 한참 떨어져 가야한다.
급하게 비행기표를 체크인을 마치고 나니  11시 반이다.
정운호 선배에게 전화를 했다.
정선배에게 고구마를 한 상자 주기 위해 오성테니스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가는 길에 주유소에서 주유도 했다.(5만원)
그가 먼저 나와있기에 그에게 고구마를 전하고 부랴부랴 서울로 향했다.
나홀로 운전해 가는 서울길에 졸음이 쏟아진다.
이젠 농막에서 서울가는 한시간 운전거리도 버겁다.
그래도 억지로 졸음을 참아가며 서울로 달렸다.
집에 당도하니 집사람도 미장원에 가고 아무도 없다.
장거리 여행간다고 머리 만지러 간 듯하다.
나도 곧바로 이발소에 가서 시골 촌 농부 티나는 더벅머리를 단정하게 이발했다.
점심식사를 마치니 3시 10분이다.
하나은행에 가서 환전을 의뢰했다.
왜 여행사에서 보내준 안내문에 환전을 해오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카드를 사용하면 비용도 덜들고 소매치기로부터 안전도 보장되는데 여행사가  환전을 안내하는지 모르겠다.
아예 처음부터 다양한 형태의 옵션을 제시하여 미리 선택하고 입금처리하게 한 뒤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은 카드로 사용하면 될 것 같은 데 그게 아니다.
나중에 경험해 보니 그렇게 해야 가이더 능력에 따라 여행옵션을 확장해 나가기 쉽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친구 KE에게 얼마나 환전하면 되는지를 물었더니 1인당 800유로 정도면 필요한 현금은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집사람과 나 각 8백유로씩 1600유로를 환전하니  250만원 정도 들었다.
팁용 달러도 준비해야 해서 1불짜리 30불도 환전했다.

1달러는 더 많이 환전하고 싶었지만 그 이상은 안된다는 은행원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다양한 금액의 현금지폐가 너무 많아 지갑이 굽어지지 않는다.
집사람과 각각 절반씩 나누었더니 그나마 지갑이 억지로 접어진다.
그 지갑은 안산지사장 시절 직원이 해외 다녀오면서 사다 준 미제 명품 coach 지갑이라 미국사람 처럼 대따 큰데도 말이다.
집사람과 둘이 아시아나 항공 어플을 깔고 회원 가입한 후 마일리지 예약 신청까지 했다.
언제 또 아시아나 항공을 써먹을 날이 있을지 모르겠다만 그래도 신청은 해놔야지.
내가 안 써도 아이들이 쓸 수 있으니까...
이후 넷플릭스에서 영화삼매에 들어갔다.
졸음이 쏟아져 일찌감치 잠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