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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여행 D+3

by 굼벵이(조용욱)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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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기상했다.
그래도 어제는 10시부터 잠을 잤으니 5시간 숙면한 셈이다.
어제는 너무 피곤해 혹 몸살이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개운하고 아무 이상 없다.
6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다음 여행지로 떠났다.
식사중에 KE랑 영상통화를 했다.
치료를 위해 급하게 별도 귀국할 경우에는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한단다.
200만원 넘는 항공료를 별도로 내야 한단다. 
그럴바에야 가능하다면 마지막날에 계획된 여행일정대로 합류해 함께 귀국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피검사 결과 염증수치가 좀 있고 병원측과 주변에서 코로나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단다.
따라서 주변에 사람이 얼씬거리지 않아 오히려 좋았단다.
덕분에 2인실이지만 1인실처럼 사용할 수 있어 JM이 곁에서 병간하며 잠을 자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는 후일담이다.
합류하더라도 더이상 여행은 곤란하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던 듯하다. 
코로나 결과만 음성판정 받으면 내일까지 병원에 있다가 이스탄불 호텔로 가 주변관광하다가 우리 갈때 같이 가는 것으로 하겠단다. 
이와같은 상황에 가이더는 우리에게 그에게 마치 심각한 심장질환이 발생한 것처럼 과대포장해 여행객을 불안하게 했다.
그것도 여러번 반복해서.
KC가 그런 그의 행태에 심한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가이더에게 직접 자신의 불만을 전달하지는 않은 것 같다.
 
새벽에 여행길에 올라 우치사르를 지나면서 사진 한 컷 찍었다.
우치사르란 뾰족한 탑을 의미한다고 한다.
모스크 주변 첨탑은 멀리서도 모스크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임마누엘이 설계했다고 한다.  
우치사르에서 사진 몇 장 찍고 곧바로 보석가게에 갔다.
가이더는 어제 분명코 풀옵션을 선택해준 만큼 쇼핑관광이 아니라 문화관광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남은 관광 기간동안 절대 쇼핑을 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체험을 약속했지만 첫날 아침부터 쇼핑이 시작되었다.
똥누러 갈 때와 똥누고 나서의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더니 딱 그짝이다.
자신의 튀르키쉬 친구가 운영한다는 보석상에 들렀는데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쇼핑을 독려하지 않는 것처럼 하지만 막상 가게에 들어서니 노골적이다.
터키석은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보석이라며 남자가 여자의 안전을 위해 꼭 선물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곳 사람들에겐 터키석이 안전을 의미한단다.
무리들 중 많은 사람이 그의 그물망에 걸려들었다.
가이더는 우리들 대신 보석매매 협상에 나서 물건 값을 엄청 깎아주는 역할을 했다.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겠냐마는 물건 값을 엄청 후려쳤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가이더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번 베트남 여행에서 처럼 가이더가 엄청 애타게 구입을 권유했는데 아무도 안 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우릴 대신해 많은 사람들이 많이 사줘서 우린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러고 보면 우리 여행 그룹이 꽤 괜찮은 사람들로 구성된 듯하다.
온라인이나 홈쇼핑을 통해 신청해서 온사람들이라 더더욱 팔랑귀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어 두시간 가까이 계속 이어지는 버스여행길에 올랐다.
넓은 땅 덩어리에 돌보다 많은 양들이 살고 있다며 가이더가 이 나라가 양의 나라임을 강조한다.
그렇게 풍요로운 환경 요건이다 보니 7번이나 외세의 침략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비단길은 장안에서 이스탄불까지 8천키로 거리인데 매 30키로마다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고한다.
30키로는 낙타가 하루동안 걸어서 갈수있는 거리란다.
비단길에 행상들이 온종일 걸어 하룻밤 쉬었다 가는 곳이 마을로 형성된 것이라는 데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 마을 사람들이 상인과 물건을 지켜주면서 비단길이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양 가운데 염소를 넣어놓으면 양이 오래산단다.
고집 센 염소가 미꾸라지 속 메기 역할을 하는 거다.
 
이어서 가이더는 온갖 잡지식을 설명해 주었는데 말이 빨라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우리 차가 지나는 길가 밭들에 심어진 것들이 모두 석류나무라며 석류의 효능을 선전한다.
그것도 다음에 예정된 쇼핑에서 캡슐형 석류의 구매 독려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페라가모의 어원이 된 베르가모  페나가모로 이야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문명 격돌지가 이스라엘이라는 이야기,
솔로몬이나 아마겟돈의 어원, 무댓뽀의 어원이 된 폴투갈 소총 이야기는 물론 덴뿌라와 화투 비광에 나오는 일본 개구리 민화, 이순신, 알버트와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랑이야기 따위를 복잡하게 섞어가며 현란한 지식과 말솜씨를 뽐낸다.
하지만 오늘 결론은 석류캡슐 구매로 귀착되었다.
 
사람이 죽으면 동네 뒷편에 매장한단다.
그러면 저승사자가 동네사람 세사람에게 물어서 모두 착한사람이라고 답하면 천당으로 보내준단다.
몸을 상해 시체가 완전하지 못할 경우에만 화장한다고 한다.
장례문화는 어디가나 해외여행의 단골메뉴다.
 
버스 안에서 자신의 양가죽 옷을 입어보이며 가죽 옷 쇼핑도 예고했다.  
사막여행 가이더를 꽤 오랜기간 했다며 사막이야기를 가끔 해준다.
오아시스는  그냥 물웅덩이 샘이 아니라 적어도 삼만명 이상이 먹을 수 있는 물이 있는 곳을 말하는 데 용암이 미쳐 막지 못한 구멍이 오아시스가 된다고 한다.
 
점심은 길가 주유소겸 수퍼를 함께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었다.
집사람이 뜨거운 물을 마시고 싶어 해 태어나 처음으로 뜨거운 물 한 컵을 돈(1달러)을 주고 사봤다.
점심밥은 정말 맛나게 먹었다.
점심식사에 양갈비와 양고기 그리고 양고기 피자가 나왔는데 소주 안주로 최고다.
피자는 특이하게 긴 판위에 올려져 나온다.
KC에게 소주 한잔 하겠냐고 물으니 펄쩍 뛰면서 술 엥간히 좋아한다며 내게 핀잔을 준다.
그래서 마실건지 안마실건지를 확실히 답하라고 했더니 안 마시겠단다.
덕분에 혼자 200미리짜리 작은 소주 한 병을 혼자 다 마셨다.
양고기 핏자와 구이가 소주  안주로 최고였기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난 점심에도 반주를 즐긴다.
소주를 마시며 KE생각이 많이 났다.
이런 분위기에 이런 안주를 놓고 이런 소주 한잔을 얼마나 그리던 친구인가.
 
토루스 산맥을 넘어가는데 하루 온종일 걸리고 천미터 고원지대에 펼쳐진 대평원엔 밀밭과 과수원이 계속 이어진다. 
제주도에도 있는 유도화가 안탈리아 도로 중간 경계 공간에 심어져있는데 유도화 가지에 있는 독이 해충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대추야자 나무를 종려나무라고도 하는데 이 나무들이 가끔 보이는 것은 라마단이 끝나면 대추야자부터 먹기 때문이란다.
대추야자엔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어 굶어 상한 몸을 보할 수 있다고 한다.
람세스 2세도 67년간 통치하면서 조깅 후 언제나 대추야자를 먹었기에 건강과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단다.
 
3시 50분 경에 우리는 KE로부터 일단 코로나가 아닌것으로 판명났다는 통보를 받았다.
긴나긴 시간동안 버스를 달려 안탈리아에 도착하니 거의 저녁무렵이다.
아침 새벽에 출발해 5시 즈음에 도착한 듯하다.
우리는 곧바로 호텔에 가지 않고 해변가 투어를 시작했다. 
KY가 노래방에만 가면 불러댔던 바로 그 지중해 해변이다.
"떠나자 지중해로 ~~~내꿈을 키워봐.~~ 우리 함께 가는 거야!"
그 친구 노랫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안탈리아는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여서 산맥 넘기 전후 기온차이가 확연했다.
모두들 겨울 옷 대신 봄점퍼를 꺼내입고 해변가 시티를 투어했다. 
안탈리아는 지중해 최대 휴양도시 중 하나로 천국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단다.
해변가 옛 시가지 골목 여기저기를 다니며 집사람 사진을 찍어주었다.
푸른 타일이 아름다움의 정수라는 이울리탑과 하드리아누스의 문, 얼마나 오랜동안 마차가 다녔는지 돌로 만든 도로가 닳고 닳아  움푹 파인 대리석 도로, 로마시절부터 이어져 온 구시가지 등을 구석구석 돌며 사진을 찍었다. 
안탈리아는 기원전 2세기 페르가몬 왕국시대에 땅위에 천국을 건설하라는 명령에 따라 지어진 도시란다.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을 받고 뒤로 해발 2364미터의 올림포스 산을 중심으로 토루스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찬바람을 막아주니 겨울에도 춥지 않아 최적의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니 역사의 주인공들이 모두들 탐을 내어 서로 차지하려 해 고대 헬레니즘과 비잔틴 문화, 셀주크의 이슬람 사원들이 혼재되어 남아있다.
 
아도니스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 호텔부페가 돔구이부터 시작해 맛난 음식들이 많이 나왔다.
닭다리에 돔구이까지 배불리 먹었다.
KC 부부가 뒤늦게 우리가 먹는자리 바로 맞은 편으로 와서 식사를 하며 먼저 들어가라는 제스쳐를 하기에 나는 사과 한개 오렌지 한 개를 들고 방으로 가려는데 집사람은 접시에 과일을 담아 그들 부부 자리에 따라붙는다.
나홀로 룸에 올라와 샤워를 하며 오늘 입은 팬티 빨래를 마치는 동안에도 집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기능성 스포츠 팬티랑 셔츠라 샤워하며 적당히 주물러 빨아놓으면 다음날 아침 뽀송하게 마른다.
여행 짐을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다.)
혹 사고라도 난 게 아닌가 불안했다.
호텔 로비 이외에는 와이파이가 안되므로 로비로 내려가 카톡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물었다.
KC 내외랑 호텔 밖에 나가 차한잔 하고 있단다.
내가 로비에 있다고 하니 잠시 후 내가 앉아있는 로비 의자 앞으로 그녀가 나타났다.
공연히 안해도 될 걱정을 했다.
호텔 방에서 피곤해 나홀로 잠들어버리면 방에 들어오기 어렵기에 걱정했었다. 
 
점심에 제공된 빵 맛이 특별하다며 KC가 싸가고 싶어하자 순종파 마눌이 어느새 나서서 빵 두개를 비닐봉지에 싸서 넣었는데 결국은 먹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 쓰레기통에 쳐박혔다.
KC는 빵집 사장 동생이고 어릴 때 형 집에서 함께 자라 그런지 빵에 대한 욕심이 유별나다.
 

우치사르에서

우치사르

 

 

보석가게에서 우린 사진만 한 장 남겼다.

양갈비에 양고기 핏자, 소주 안주로 끝내준다. 이걸두고 소주를 거부하는 사람은 술꾼이라 부를 수 없다.

초원의 밀밭들

토루스 산맥을 넘어가는 중 

크리스마스엔 이 나무들이 눈이 얹혀 말 그대로 모든 나무가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며 장관을 이룬단다.
산맥을 넘기 전과 후의 기온차가 엄청나다.

안탈리아 시티 이울리탑

지중해를 배경으로

저 뒷편 로댕이 조각하고 간 바위 - 생각하는 사람 아닌가 싶다

 

개보수한 옛 로마 건축물 흔적

로마시대 하수도

 

떠돌이 개가 참 많고 이곳 개는 미녀도 알아본다

하드리아누스의 문

마차가 너무 많이 다녀 대리석 돌멩이가 다 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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