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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여행 D+2

by 굼벵이(조용욱)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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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앙카라 시내 교통사정이 원만하지 못해 조금 늦게 호텔에 도착했다

비가 제법 내리는 속에 비를 맞으며 호텔을 들어서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비가림 천장도 없고 품격이 조금 떨어지는 호텔인 듯하다.
호텔 식당에서 1.5리터짜리 물을 한 통 가지고 올라왔다.
아무래도 유럽의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영 내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식사 후 먹다 남긴 물을 가져가도 좋으냐고 종업원에게 물으니 2달러를 내란다.
먹다 남긴 물을 가져가는데 웬 돈이 필요하냐고 하니 매니저에게 물어보겠단다.
매니저가 나타나 다시 물으니 그냥 가져가도 좋단다.
혹시 의심스러워 complimentary 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그래서 우리 일행 모두는 나를 따라 먹다 남긴 물을 호텔방으로 가져갔다.
가이더는 운전사가 차 안에서 물장사를 한다고 했었다.
두병에 1달러란다.
운전사를 위해 절대 다른데서 물을 사다 먹지 말고 꼭 버스에서만 사먹으라고 했었다.
유럽여행 처음 하는 사람들이라 순박하게 우리는 모두 가이더 말에 순종했다.
그러니 물을 아껴 마시고 먹다 남은 물도 모두 가져가려 할 수밖에...
 
KE가 몸살에 걸려 우리 집사람이 준비해온 타미플루를 먹고 먼저 잠이들어 우리끼리 내방에서 술 한잔 했다.
KE를 제외하고 모두 우리방에 모여 인구 3만의 산속 전통마을 베이파자르에서 사 온 대형 캔맥주 여섯캔 중 네 캔을 비우고 10시경에 잠을 청했다.
물론 소주도 섞었다.
시차 때문인지 새벽 한시 조금 넘어 잠에서 깨었다.
이후 잠이 잘 오지 않아 네시까지 뜬 눈으로 새웠다.
네시 반에 내려가 프론트에서 체크아웃하고 가이더에게 짐을 맡긴 후 아침식사를 하러갔다.
앙카라 호텔의 아침식사는 정말 허접하다.
그래도 감자튀김 몇 조각과 계란 두개 빵 두개에 시리얼까지 챙겨먹었다.
여행 중엔 먹는 걸 거르지 않고 무엇이든 잘 먹어야 한다.
집사람이 해우소를 찾아야 한다고 해 카운터에 가서 반납했던 카드키를 다시 반환받아 다녀오게 했다.
큰일을 제대로 치뤘냐고 물으니 토끼랑 놀다왔단다.
우리 집사람 유머가 제대로다.
 
소금호수로 가는 길에 가이더가 케말공원에 대해 설명해준다.
무스타파 케말 아타 튀르크는 박정희 대통령과 비슷하게 사관학교 출신이란다.
그의 사망시간 9시 5분에 맞추어 시계탑의 시간도 멈춰서 있단다.
터키가 한국전 때에는 최강의 근위부대 6000명 중 3518씩이나 파병해 주었단다. 
그러니 형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터키사람들도 우릴 그렇게 여긴다.
비가 내리는 소금호수는 우리나라 여느 호수만 못하다.
지금같은 계절엔 볼거리가 없단다.
내려가 소금 맛도 느끼지 못하고 수퍼마킷에서 석류 생즙 쥬스를 한잔 얻어먹었을 뿐이다.
여행 패키지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가이더 말로는 참좋은 여행사에서 사는 거란다. 
즉석에서 석류를 잘라 짜내 만든 생과일쥬스라 신선도가 좋으니 맛과 영양이 좋아 내몸에 도움을 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강추)
어차피 비가 와서 열기구가 뜰 수 없기에 열기구 탑승권을 살 수 없어 일정이 엉클어졌다며 가이더가 열기구를 뺀 풀옵션을 제안한다.
모두 퉁쳐 가이더 팁 포함 개인당 700유로 짜리와 610유로 짜리 중 하나를 선택하란다.
모두들 이의없이 700불 짜리에 동의했다. 
가이더는 우리가 그를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자신의 신상정보를 이미 과대포장해 놓은 상태다.
그의  부모는 모두 교사였고 아버지는 교육장 출신이라는 이야기부터 훌륭한 부모로부터 반듯하게 자란 이야기,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했고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지속적으로 이야기 해왔기에 모두 그를 착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해 전적으로 신뢰하고 한 사람의 이탈자 없이 그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는 시장에 들러 구질구질한 물건은 절대 사지 않을 것이며 쇼핑관광 대신 문화관광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해 우리는 더더욱 그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듣자하니 가이더들이 쇼핑과 연계해 이득을 취하면서 지나치게 쇼핑을 강요해 관광객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는데 그런 쇼핑을 없애고 문화 관광으로만 이어간다고 하니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가!
나는 KE의 권고대로 1인당 800유로와 1달러 짜리 미화 30달러를 환전해 갔었다.
풀옵션에 따른 돈 1인당 700유로를 달라기에 소금호수를 지나 어디론가로 향하는 길에 집사람 것까지 도합 1400 유로를 그에게 건넸다.
집사람이 우리 일행 공동경비로 100유로를 먼저 터키화로 환전했으므로 내가 가져온 1600유로 중 현금은 100유로만 남았다.
가이더는 순식간에 차 안에서 현금을 3000만원을 거두어 들인거다.
아마도 여행객이 가져온 현금 대부분이 그렇게 그에게 맡겨졌을 거다. 
그게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단체여행이 곤란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집단의 룰을 중시한다.
인간은 역사적으로 왕따나 집단 조리돌림, 마녀사냥을 좋아하고 이에 익숙한 문화를 가지고 있어 무조건 조용히 집단의 룰을 따르는 게 상책이다.
이런 상황에 자칫 독자적 생각을 주장하다간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다. 
토루스산맥을 넘어가며 자신의 뜻을 이룬 가이더가 기분 좋게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한다.
과거에 자신이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여행하며 이 코스를 넘던 중 갑자기 한 아줌마가 사색이 되어 급한 볼일을 호소하더란다.
급하게 차를 세워놓고 조금 멀리 떨어진 소나무 밑에서 일을 보게 했단다.
일을 보고 온 그녀를 버스에 태워 이동하던 중 그녀가 다시 나타나 이번엔 그자리에 여권이 든 가방을 놓고 왔다는 것이다. 

험산 속 수많은 소나무 숲 어디엔가에서 가방을 찾아낼 수 없어 결국 군 수색대까지 동원해 가방을 찾아주었단다.
군에서 수색비용으로 200유로를 청구하자 100유로 깍아주면 안되냐고 되묻더란다. 

그의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조금 의심스럽긴 하다.
 
명마와 땅포도의 고장 카파토키아에 도착했다.
아마도 해발 1000미터를 넘는 지역이어서 포도도 작은 땅포도라야 생존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로마군 침입시 원주민들은 주로 땅속 동굴에 숨었고 동굴 속에서 주로 포도주로 생존을 이어갔단다.
원주민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숨어들었다는 지하동굴을 관람했다. 
동굴 안에 주방시설 주거시설 포도주 제조시설 따위가 있다. 
이 동굴도 불과 30년전에 발굴되었단다. 
자꾸만 닭들이 사라져 확인하던 중 지하땅굴로 곧바로 떨어지는 환기구를 발견하면서 지하도시를 찾아내게 되었단다.
11시 경 동굴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니 돌발사태가 발생했다.
그동안 멀쩡하던 KE가 갑자기 말도 어눌해지고 걷지도 못하면서 주저앉아 버린거다.
어제 우리 집사람이 준 타미플루를 먹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 몸살을 70프로 이상 회복했다고 스스로 자랑했었다.
급체가 온 것 같아 내가 우선 집사람이 가져온 정로환 등 소화제 약을 먹이고 우리 일행 중 누군가로 하여금 그의 손톱 밑을 따게 했다.  
그래도 증세가 완화되지 않고 심각해지자 그의 처 JM이 혈관질환이 의심된다며 앰뷸런스를 불러 병원에 입원시켰다.
우리 모두가 이런 일은 생전 처음 당한다.
그래도 JM이 당황하지 않고 대범하게 대처를 잘한다.
 
우린 이어서 가파도키아 괴레메 마을로 향했다.
가파도키아란 명마가 사는 곳이란 의미란다.
괴레메 마을은 풍화와 침식으로 닳고 깍여 버섯모양을 한 기암괴석들로 가득하다.
스머프 영화를 찍은 감독이 이 광경을 보고 스머프 영화를 착안했다고 한다.
크고 작은 버섯 모양의 돌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데브란트계곡을 사파리 여행했다.
내 상식에 사파리란 말은 아프리카 등지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는 여행을 말하는데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여행을 그렇게도 쓰는 듯하다.
전문 운전기사들이 시보레 suv차에 네명씩 태워 엄청 난폭하게 몰아 계곡으로 들어가니 온 절벽에 땅굴을 파 만든 도시가 나온다.

이른바 비둘기집이다.

도착이래 비가 그침없이 계속 내리기에 여행이 많이 불편하다.

 

우치사르 마을을 지나 호텔로 향했다. 

여행객들은 여행을 온건지 패션쇼를 하러 온건지 모르겠다.

고작 일주일 머물면서 이민가방처럼 큰 가방에 옷을 가득 메워와 매일 갈아입는 듯하다.

아직은 날이 쌀쌀해 겨울옷을 입어야 해서 두꺼운 옷들이라 가방이 더욱 빵빵할 수밖에 없다.

난 지금 입고 있는 옷 외에 청바지 하나, 등산복 상의 하나랑 기능성 팬티와 반팔 운동복 상의 두벌과 양말 세개 그리고 아들이 생일선물로 사준 바람막이 상의 한벌이 전부여서 가방처럼 메고 다니는 테니스백의 절반도 차지하지 않는다.
Emin kocak thermal hotel 에 도착해 짐을 풀어 룸에 옮기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호텔 식당에서 웬 여자들이 모여 떠드는데 얼마나 큰소리로 시끄럽게 떠드는지 처음엔 중국사람인줄 알았다.
집사람이 심하게 눈쌀을 찌푸리며 한마디 하려 하는 걸 말렸다.
우리 여행객들이 문화인으로서의 품위를 갖추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듯하다
식사 후 참좋은 여행사가 제공한다는 밸리댄스장에 갔다.(70유로 상당)
포도주 두 잔 마시며 댄스를 구경하는데 졸려 죽는줄 알았다.
그간의 이어지는 여행으로 피곤이 겹친데다 아직 시차가 극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그런 듯하다.
계속 졸다가 10시경에 들어와 잠을 청했다.
그나저나 KE가 영 걱정이다.
 
이나라 사람들 똥꼬는 우리보다 아래에 달렸나 보다.
몇년 전 치질 수술 후 여행다닐 때마다 비데가 제일 걱정이다.
이곳의 비데는 변기 뒷면에 수동식으로 설치되어 있는데 아무리 세게 틀어도 똥꼬 끝에 물이 닿지 않는다.
세게 틀고 용을 써서 똥꼬 끝에 닿을라치면 물이 변기 앞으로 넘쳐 바지를 적시기 일쑤다.
수압 수위를 잘 조절하고 똥꼬가 최대한 아래로 내려갈 수 있도록 앉는 자세를 잘 조정해가며 사용해야 한다.
시골 산 속 내 농막에도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 비데가 아래에서 위로 정조준해 똥꼬를 깨끗하게 세척해주는데 여긴 호텔에서도 비데 사용에 애를 먹는다.
우린 참 대단한 나라에 살고있다.

새벽같이 터키 한국전 참전용사비를 지나며 한 컷

소금호수

땅굴마을 가늘 길이 예뻐 한 컷

피난 동굴도시 입구에서

닭이 빠져 사라졌다는 지하동굴 공기구멍

땅포도 나무

지하 동굴마을

동굴에서 햇살을 받는 곳

동굴마을 이름 앞에서

스머프를 발안하게 한 돌기둥

서로 다른 종류의 돌(철광석, 석회암)이 각기 다른 침식작용으로 만든 스머프 마을

 

별미라더니 별맛 없었던 항아리 케밥

비둘기집 마을 사파리를 기다리며

열기구 못타는 대신 탄것처럼 사진을 찍어준다며 가이더가 찍은 사진

비둘기집 마을

여기서도 오렌지 생즙 한잔 얻어먹었다

낙타상

펭귄상
양탄자 쇼핑 쇼호스트의 실크제조과정 설명 - 한국농담도 잘한다

양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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