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423 신축아파트 하자보수

by 굼벵이(조용욱) 2023. 4. 12.
728x90

 

2005.4.23(토)

당직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오니 호신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혼자 공부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동시에 여러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모르는 게 아니다.

부모님 안 계실 떄 컴퓨터를 하면 절대 안 된다고 그렇게 일렀건만 그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강의를 듣는다는 핑계를 대며 호젓하게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러는 녀석의 행태가 참 얄밉다.

하루 종일 신축 아파트 하자를 조사하고 보수한다고 이사람 저사람 다녀갔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여기 저기를 고친다며 수선을 떤다.

이의제기 신청이 가져온 효과다.

현관에 있는 깨진 대리석도 사장이 나타나 깨진 것이 아니라며 끝까지 우긴다.

초라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약해졌다.

거실 바닥 하자를 고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 생각을 했다.

공부도 못하는 데에다 손재주 마저 없고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보이는 녀석들이라 나중에 무엇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생각하니 녀석들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어쩌다가 그렇게 흘러갔는지 어쨌거나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