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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농장

人爲를 뺀 모든 자연에 배신은 없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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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내 맘에 안드는 행동을 할 때마다 내가 아이들을 잘못 키운줄 알았다.
그래서 때론 죄책감도 느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나와 상관없이 그냥 아이들이 잘못 자랐을 뿐이란다.
그래서 절대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단다.
못난 자식들이 부모탓 한다는 거다.
과거 아이들은 그래도 어른의 말씀이라며 경청했는데 지금은 '라떼' 이야기는 '꼰대질'이라며 개소리만도 못하게 여긴단다.
그러면서도 부모의 등골에 빨대를 꼽고 없어져 찌그러질 때까지 진액을 빨아먹는단다.
성년이 되고나서도 제 유흥을 위한 빨대짓은 계속되고 그걸 당연시 여기는 듯하다.
지난 세대 부모들은 대부분 그렇게 살아왔다.
부부사이도 그렇지만 부모 자식 사이도 성년이 되면 무촌이나 다름없다.
한없이 가까워질 수 있지만 한없이 멀어질수도 있다.
사회면을 장식하는 대형사건의 대부분은 면식범 소행이란다.
일방적이든 쌍방적이든 사랑했던 만큼 아픔의 골, 배신의 골, 감정의 골도 깊어지기 때문이다.
모든 관계가 다 그렇다.
지금 내게 관심 가져주는 사람이 지금 나랑 가장 가까운 사이다.
촌수나 과거사 따지며 관심주지 않는다고 앙앙대며 사는 방식은 하수다.
자유롭게 지금 내 주변과 관심을 주고받으며 사는게 더 현명하다.
난 그걸 #예술같은_삶(Art) 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人爲를 뺀 모든 자연에 배신은 없다.
주는 만큼 아니 주는 것보다 더 많이 준다.
장기간의 가뭄속에서도 매일 아침 물을 줬던 두그루의 조선오이가 벌써 노각을 매달아 내 여름 최고의 밥상을 차렸다.
저절로 큰 완두콩 밥에 물을 말고 노각무침 찬으로 시원한 여름밥상을 받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
독거의 기술, 알고보면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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