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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128 구정 전후 일상

by 굼벵이(조용욱) 2023.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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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8(토)

아침에 잠실테니스회에 나가 3게임을 하였다.

CW 부장하고 한 편이 되었는데 C부장이 그동안 테니스를 안했는지 실수가 많았다.

첫 게임은 지고 나머지 두게임은 이겼다.

맛고향 집에서 회원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또 술판이 거나하게 벌어졌다.

폭탄이 돌아가는데 P고문이 한잔 돌리고 J회장이 또 한 잔 돌렸다.

CW부장이 내게도 제조권을 주었다.

나는 이왕 돌리는 것 1958.12.29일 내 생일을 자축하는 의미로 잔을 돌렸다.

머리 잘 돌아가는 P고문이 생일 축하금으로 모두에게 10000원씩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내게 전달하면서 오늘 집사람과 맛있는 것 사먹으라고 하였다.

나는 이것을 모두 헌금으로 내어 놓겠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것은 회원들의 성의에 대한 모독이 되므로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해 다음 모임에 밥값을 내는 것으로 하고 나의 제안을 거두었다.

다음번에 내가 술이든 밥이든 생일 턱을 한번 사야 할 것 같다.

폭탄주를 적어도 4잔 이상 마셨는데 차를 몰고 회사로 들어와 권부장을 내려주고 다시 집으로 몰고 왔다.

아파트 주차장 입구 경비실 문 앞에서 새로온 경비가 내 차를 잡고 차량 번호하고 방문지 등등을 적으란다.

술을 마시면 매사 더욱더 조심해야 하고 절대 시비가 붙어서는 안 된다.

경비의 요구에 따라 순순히 적어나가고 있는데 나를 아는 경비가 나타나서는 이 차는 우리 아파트 차라면서 적지 말라며 신참에게 핀잔을 준다.

오리지날 원주민인 나를 모르는 경비가 내가 방문자인줄 알고 방문자 확인을 위하여 적으라고 한 것이다.

모두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경비다.

술도 깰 겸 기분도 달랠 겸 늘어지게 잠을 잤다.

큰아이가 시골집에 안갈 거냐며 나를 깨운다.

제 어멈의 지시로 나를 깨우러 온거다.

일어나 샤워를 하고 주섬주섬 내려갈 채비를 했다.

저녁시간이어서 그런지 차는 한산했고 한 시간 남짓해서 집에 도착했다.

시골집에는 이제 나랑 같이 놀아줄 친구들이 없다.

SS이도 잠깐 집에 들렀을 뿐 곧바로 자신의 가게로 돌아갔고 JW이는 동생들하고 함께 있어 내가 가서 함께 어울리는 것에 대하여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그냥 집에서 영화를 보다가 스티븐 코비의 7가지 습관을 읽기 시작했다.

그냥 자면 잠이 잘 올 것 같지 않아 찬장을 뒤지니 복분자 술이 있어 그걸 마시면서 책을 보다 잤다.

 

다음날 종중회의가 있었는데 별다른 이견 없이 끝이 났다.

YH이가 도조를 탕감해 달라는 청원을 조금 이상한 시비조로 제기하는 바람에 조금 혼선이 있었지만 나중에 이사회에서 조정해 주기로 하고 지나갔다.

아이들을 데리고 아버님 산소에 들렀다가 납골 묘까지 다녀왔다.

아이들에게 뿌리에 대한 교육도 시킬 겸 운동 삼아 동네 한바퀴를 돈 것이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노는데 여념이 없다.

천방지축 아무런 생각 없이 행동하는 아이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수능이 낼모레라고 걱정하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다.

스티븐 코비의 '7가지 습관'은 참 좋은 책이다.

모든 것을 자기 책임으로 돌린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본인의 선택이라는 프리즘을 설정하고 이러한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의 반복이 습관을 나으며 습관이 그 사람의 성공을 결정한다는 이론도 과거에 그가 주장했던 논리란다.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모든 상황은 자기가 선택하고 행동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집사람 하고의 관계를 그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입시켜보았다.

결국 내가 내 스스로 환경을 잘못 만들고 노력하지 않은 대가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집사람이 보기에 눈에 거슬리는 모든 현상들에 대해 내가 무심했고 이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무언가 내가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강구하고 노력을 했었어야 하는데 방치했다는 내 책임론으로 바뀐다.

 

처가에는 아무 것도 안 들고 갔다.

집사람은 지난번에 사과 한 상자 보내드렸는데 무얼 더 가지고 가냐면서 정말이지 인색한 행태를 보인다.

그녀는 늘 그래왔다.

그녀가 그럴수록 처가에 대한 내 체면은 말이 아닌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