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201 이분법적 사고에 능숙한 우리 뇌

by 굼벵이(조용욱) 2023. 9. 4.
728x90

2006.2.1(수)

오늘 3직급 승진 및 이동 발령을 내려 하였으나 여러 가지 상황이 꼬이는 바람에 발령을 내지 못했다.

감사가 KTH를 감사실로 발령 내라는 주문을 했었던 것 같다.

KTH가 놀라서 내게 찾아와 상담을 했다.

는 ‘너 미쳤느냐’며 그를 말렸다.

요즘 회사가 돌아가는 판이 영 엉망이다.

모두들 원칙 없이 제 멋대로 하려든다.

야근을 하며 저녁 8시가 넘어 짬뽕을 시켜놓고 열심히 먹고 있는데 처장님이 퇴근길에 들르셨다.

처장을 수행하던 총무팀장이 나랑 술 한 잔 하고 싶어 해 짬뽕을 먹다 말고 이남장에 가서 수육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셨다. 비록 먹다 말았지만 저녁을 2차에 걸쳐 했으니 저녁치고는 과한 듯하다.

OSK총무팀장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잡학의 대가다.

그 큰 머리에 들은 것이 어찌나 많은지 도대체가 모르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오늘도 술 한 잔 하면서 이야기 끝에 요즘 매일 일기를 쓴다는 말을 하였다.

그 잘난 일기 쓰면서 내가 너무 떠벌린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오늘도 집사람과는 한마디 대화가 없었다.

언젠가 가정이 폭발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대화의 실타래를 풀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뇌는 계산에 있어서 비참할 정도로 미숙하다.

그러나 분류하는 일에는 능숙하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강의를 하고 싶다면 추상적인 논리나 계산은 피하고 기억하기 쉬운 사례들을 많이 보여주면 된다.

인간의 ‘구분성향’으로 인한 가장 강력하고 파괴적인 결과는 사람들을 자기 집단의 일원이냐 아니냐로 나누는 것이다.

암묵적인 계약이 깨졌을 때 인간은 매우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

직장인들은 자신의 직장이 ‘암묵적인 합의에 따른 계약’을 위반했을 때 그 어떤 것을 잃었을 때보다 더욱 크게 분노한다.

 

(‘인사규정’을 생각해 보라.

인사규정에 나타난 일련의 원칙에 맞추어 직원들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생활해 왔는데 어느 날 사장이 바뀌면서 승진원칙 따위를 자의적으로 바꾸었다고 가정하자.

나는 지금껏 그런 경우를 허다하게 경험했다.

내가 규정 담당자이어서 사실상 내가 규정을 바꾼 것으로 착각하여 나에게 심한 분노를 표출하거나 악감정을 품는 사람들이 다수 있음을 알고 있다.

절대적 다수는 분노에 이어 좌절하고 업무 의욕을 상실한다.

자발적 동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한 기업의 경영을 망쳐놓는 데는 100만 가지의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훌륭한 경영은 단 하나의 원칙만 잘 지키면 된다.

한 가지 원칙이란 ‘인간의 본성을 존중하는 인간중심의 경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