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4(토)
예외 없이 아침 테니스를 했다.
왼손 근육이 잘못되었는지 손이 아파 도저히 왼손으로 공을 칠 수가 없었다.
그래도 4게임을 모두 이겼다.
CWS 부장이 내 파트너여서 모두 이긴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시골 집에 다녀왔다.
누나들이 모두 가져가기 전에 김치도 가져와야 할 것 같아 집사람과 함께 내려갔다.
다행히 가는 길이든 오는 길이든 그리 막히지 않았다.
아버님 산소에 들렀다.
10년의 세월은 산소 한 귀퉁이 흙무더기를 내려앉게 하였다.
산소 옆에 심어 놓은 기념수 주목나무를 삼촌이 전지해 놓았다.
산소는 여느 때와 같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집으로 돌아와 뒷동산에 올랐다.
내 어릴 적에 주로 놀았던 뒷동산은 묘지를 말끔하게 새로이 단장했다.
350년을 살아온 향나무 앞 정자를 지나 게이트볼 장에도 들어가 보았다.
나라에서 받은 보조금으로 종중 땅에다 근사하게 게이트볼 장을 만들었는데 누구도 거기서 운동한 흔적이 없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게이트볼 대신 마을회관에서 쪼그리고 앉아 고스톱을 즐긴다.
처음 게이트볼 장이 만들어졌을 때는 할머니들이 거기서 열심히 운동을 했었던 것 같다.
동산에 서서 아래로 펼쳐지는 긴들을 바라보면 특별한 감정이 마음 속에 흐른다.
내 어릴 적엔 산소에 누워 연을 날리면서 긴들을 바라보노라면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피어오르곤 했었다.
그 아지랑이를 보려고 유심히 긴들을 바라다보았는데 오늘은 아지랑이가 눈에 잡히지 않는다.
작은 아버지 내외분과 중국 아저씨 내외분을 모시고 가서 추어탕을 먹었다.
봄무들기에 남원 추어탕집이 새로 생겼는데 맛이 괜찮다.
미꾸라지 튀김도 한 사라 시켜 맛을 보았다.
녹차가루를 함께 넣었는지 초록 빛을 띠었는데 마치 풋고추처럼 보인다.
모두들 풋고추 속에 미꾸리를 넣어 튀긴 것으로 오해를 했다.
미꾸리 튀김은 보기보다 고소하고 맛이 있었다.
모두들 좋아하시는 것 같다.
엄마에게 30000원을 드리며 고스톱 비용 으로 쓰라고 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BN에게 전화를 걸었다.
8시 까지는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만나자고 했다.
정확히 8시 5분경에 서울 집에 도착해 김치를 내려놓고 맥주집이 몰려있는 국제 전자상가 맞은 편으로 갔다.
마침 안 오던 비가 갑자기 쏟아져 집사람과 한 우산을 같이 받쳐 들고 맥주집 블루 마운틴으로 갔다.
BN와 BN 댁이 도착했고 우리는 생맥주를 500cc 마신데 이어 소주를 3병 더 마시고서야 일어섰다.
실패한 아이들 교육에 대하여 서로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다.
남규 댁도 모처럼 만의 만남을 즐거워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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