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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305 아이들과 운동장을 걸으며

by 굼벵이(조용욱) 2023.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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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3.5(일)

아침 8시에 일어나 아이들을 데리고 운동을 나가며 우면산과 교대 중 어디로 가는 것이 좋겠냐고 물었더니 비도 오고했으니 그냥 교대로 가자고 한다.

아이들은 본질적으로 힘든 운동이 싫은 것이다.

나는 운동도 운동이지만 함께 걸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우리는 운동장을 걸으며 지난주에 주제로 삼았던 7habits 에 관하여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도적인 삶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는 것이 주도적인 삶의 근본 원리다.

부모는 단순히 조력자일 뿐 결코 자식의 인생을 대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자식이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독수리가 새끼를 훈련시킬 때 둥지에서 밀어내 살아남는 놈만 키워나가듯 나도 아이들이 빠른 시일 내에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다.

공부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며 공부하기 싫으면 언제든지 하지 말하라고 했다.

세상에 나가서 겪는 모든 경험이 아이들이 홀로 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공부가 싫으면 언제든지 그만두고 다른 길을 가라고 했다.

시원찮은 시골 지방대학을 대학이라고 가려는 생각일랑 아예 접으라고도 했다.

스스로 미래를 절박한 마음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자꾸만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7~8바퀴를 걸은 후 2바퀴는 구보로 마쳤다.

내가 하는 이야기에 아이들이 얼마나 호응해 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그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잭웰치의 방식대로 귀에 못이 박히도록 주도적인 삶에 관한 나의 이야기는 반복될 것이다.

아침은 내가 떡라면을 끓였다.

모두들 잘 먹었다.

이번에는 잠자던 집사람도 일어나 함께 먹었다.

점심엔 내가 감자를 삶았다.

베란다에 내어 놓은 감자가 모두 싹이 나고 쪼글쪼글 해져 그냥 썩혀버릴 것 같아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번 내가 사다놓은 감자 두 박스 중 한 박스는 형님에게 주고 한 박스만 먹고 있었는데 그것조차 제대로 먹지 않아 싹을 내어 썩히고 있었다.

농군의 자식으로 태어나 그런 꼴을 도저히 볼 수가 없었으므로 남은 감자를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모두 까놓았다.

감자 열 세알을 절반씩 갈라 커다란 팬에 넣어 30분 정도 삶아 점심으로 내어놓았다.

내가 준비한 것이니 다른 소리 못하고 호신이까지 모두 잘 먹어주었다.

 

영화 ‘Road to Perdition’을 봤다.

전에 본 영화인데도 새로웠다.

‘nanny macpee’도 봤고 프랑스 영화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도 한편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