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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920 노동귀족 단상

by 굼벵이(조용욱)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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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9.20(수)

22일에 있을 단체교섭 회의와 노사협의회 안건에 대한 사전 조율을 한다며 노조에서 오후 2시에 조합측 간부단과 회합을 갖잔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11시에 처장들이 전무님 방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런데 10시가 다 되도록 노조 요구안에 대한 검토보고서가 준비되지 않아 KYS과장에게 한마디 했다.

모든 게 ‘失機하면 꽝’ 이라며 제 때 제대로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독촉하여 부랴부랴  만든 검토서를 들고 전무님 방에 가서 설명을 드렸다.

정년에 관한 의견이 오갔는데 인사처장은 전무님만 앞세우고 자신은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있었다고 내게 고백했다.

인사처장 자신은 당장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그들의 정년연장 요구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만 전무님은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서서 동조할 수도 반대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내가 전무님을 철저히 교육시킨 덕에 전무님이 앞에 나서서 정년연장이 가져올 후 폭풍에 대하여 열변을 토했단다.

이전에 노무처에서 일방적으로 검토하면서 누구도 내가 지적한 문제점을 설명하지 않아 정년을 연장하는 쪽으로 거침없이 치닫다가 내가 만든 보고서를 보고 전무님은 당신의 생각과 같자 물 만난 고기처럼 노조나 노무처장 이하 정년연장을 바라던 주변 간부들에게 당신의 의지를 확실하게 표명하신 것 같다.

그러니 이를 지지하던 주변 간부나 노조에게 내가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그런 사건들이 차곡차곡 쌓여 말년의 나를 괴롭히는 원인이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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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OO국장 J가 '부장이 직접 서류 들고 노조 사무실에 들어와 설명하지 않고 과장들을 보내 동냥질한다'고 과장들에게 비아냥거렸다.

YWS과장이 OPC 관련 노조 요구안에 대하여 협의를 하러 갔을 때에도 '왜 부장이 안 오고 과장이 왔냐'며 빈정댔단다.

거기다가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검토서를 들고 간 우리 KBO과장에게도 '왜 과장들만 보내냐'며 역정을 내더란다.

정말 꼴같잖은 노동귀족들이다.

더럽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들의 비천한 생각을 바꾸게 할 수는 없다.

결국 내가 생각을 바꾸고 자존심 다 버린 채 직접 올라가 가면을 쓰고 JTH 앞에서 살랑거리는데 속이 뒤집어져서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그런 속물들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언제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제안하는데 내  입에서 구린내가 진동했다.

나이도 어리고 머리에 들은 것도 없는 사람들이니 무얼 알겠냐며 아무리 무너진 자존심을 정당화하려 해도 속이 뒤집어진다.

노동자를 대표한다는 사람들이 노동 귀족이 되더니 윗사람만 찾으며 아랫사람 알기를 우습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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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SJJ과장이 교육차 서울 올라온 길에 술 한 잔 하자고 해 ‘손 큰 부자집’ 민물매운탕 집에 가서 KE, KC, SYS이와 함께 차돌박이를 구워 소주를 마시고 어죽도 먹었다.

이어 치어걸에서 맥주를 마셨는데 술이 과했는지 어찌나 잠이 쏟아지던지 그 자리에서 꾸벅 꾸벅 졸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