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일)
지난 금요일에 전무방에 내려갔다.
“인사상담 좀 하려고 왔습니다.”
전무가 긴장하며 내게 묻는다.
“뭔데?”
“이번에 조철 처장이 인력개발팀장으로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조철 처장이 나온 자리에 저를 보내주십시오.”
김전무가 내 말을 받아
“연말에 내가 지점장 보내준다니까.
가만히 있어 이 사람아.
어딜 도망가려고 그래.
그런데 도대체 누가 당신을 연수원으로 보낸 거야?”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알겠습니다”
라는 한마디만 남기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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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탄생한 이래 그 모든 것의 꼭대기에 언제나 정치가 존재해 왔다.
이른바 정치권력이다.
공자님 말씀이란 것도 지금껏 최고의 가치로 여겨져 왔지만 실은 정치적으로 팽 당한(expelled from power)) 현자가 읊어대는 생존논리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권불10년은 진리다.
어쨌거나 생명력이 가장 질긴 것은(have a tenacious hold on life) 정도(right path/way)다.
정치라는 권력에 가끔씩 희생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도를 가는 사람은 오래 생존할 수 있다.
권력은 또 다른 권력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순환이 이루어질 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죽으면서 피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간집단이 나름대로 수의 균형을 이루어가는 이유는 여기에 기인해 왔다.
어쩌면 창조주가 의도적으로 그런 인자를 심어(plant)놓았는지도 모른다.
전쟁을 유발시켜 싸우게 함으로써 서로 죽이고 죽게 하여 수의 균형을 이루도록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어느 조직이든 모여있는 곳엔 항상 싸움이 그칠 날이 없다.
그래도 인간에게 뭉쳐 살게 하려는 인자도 동시에 심어준 듯하다.
조그만 마을에서 시작해 큰 마을이 만들어지고 도시가 생기며 국가가 형성되는 논리도 거기에서 유래한다.
뭉치며 잘 살다가 싸우고 흩어지고 다시 뭉치고, 싸우고, 흩어지고.....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유일하게 인간만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인내를 배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아이를 낳아 기르며 가족이라는 연의 끈을 만든다.
가정생활 중에도 수없는 갈등요소들이 있지만 그 끈을 이어가기 위해 집단 속 인내를 배운다.
하지만 모든 것들은 아버지가 늙고(agedness) 병들어 죽음을 맞이하듯 점진적으로 교체될 것이다.
어느 날 또다른 주인이 나타나 선정을 베풀든 악정을 베풀든 조직도 새로운 진화를 이어갈 것이다.
세상에 기득권(vested right)이라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그냥 새로운 것일 뿐이다.
또한 언제나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해 왔으니까 당연히 그에 따른 권리가(natural right) 주어진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그냥 현재의 찰나에 집중해서 똑같은 조건으로 경쟁할 뿐이다.
사자가 가젤을 쫓듯 순간적인(momentary) 먹고 먹힘이 일어날 뿐이다.
그래서 지나온 과거를 믿는 잔상 또는 잔영효과에 속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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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원 모임이 있었다.
많이들 모였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이모네 쭈꾸미'는 우리들만이 오붓하게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인 듯하다.
나는 홍보실에 이야기 해 우리 회사 기념품 스카프를 가지고 가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모두들 좋아하는 듯하다.
2차로 이종규 국장이 맥주를 냈다.
한 병에 14000원이나 하는 독일맥주다.
그걸 여럿이서 두병씩 마셨다.
맥주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중에 강태서국장이 스크린 골프를 하러 가잔다.
나야 뭐 어디든...
골프 까지 마치고 나오니 새벽 한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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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엔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 사이버 준 네를 들러 임진강으로 견지낚시를 갔다.
사이버준이 '큰물' 선배를 부르자고 해 그를 불러들여 함께 낚시를 했다.
합수머리에서 피라미만 세 마리 잡고 꽝쳤다.
다시 도깨비 여울에 들렀지만 결국 누치는 잡을 수 없었다.
딱 입질 한번 받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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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엔 테니스장엘 나갔다.
오늘 J 처장도 나왔다.
나와 하봉수를 의도적으로 자신의 바운더리에서 갈라치기 했던 그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일부러 그의 옆에 찰싹 붙어앉아 술을 권했다.
그는 다른 일이 있다며 술을 받지 않고 되려 내게 따라 주었다.
지나간 일들에 연연할 이유도 없고 그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난 그저 현실에 충실하면 된다.
그 모든 것들은 줄기를 타고 올라가보면 결국 내가 만든 거니까...
테니스를 세 게임 하고 점심식사를 한 후 들어와 집사람과 진한 사랑을 나누었다.
잠시 눈을 붙인 후 하광을 처장 상가에 갔다.
문상을 마치고 나오면서 민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호가 먼저 골프연습이나 같이 가자고 했었지만 내가 문상 때문에 어렵다고 했었다.
민호와 약속이 되어 곧바로 골프 연습장으로 갔다.
연습을 마치고 민호 내외와 이모네 쭈꾸미로 가서 소주를 마셨다.
결국 과음을 하고 노래방까지 함께 갔다.
지나친 놀이로 몸이 한계점까지 다다른 것 같다.
그걸 조심해야 한다.
멋모르고 한계점을 넘기는 순간 건강 전선이 무너지는 거다.
이제는 나이가 있어 잘못되면 회복이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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