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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모임,취미생활/일기

백년동안의 고독(20091029)

by 굼벵이(조용욱) 2009.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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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동안의 고독을 읽었다.

마르케스는 소설의 마지막을 장난처럼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스토리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가  모두 양피지에 적힌 이야기를 부엔디아 가문의 마지막 자손이 해석한 것에 지나지 않는 허구로 처리해 버렸다.

 

(중    략)

사실 인생은 별거 아니다.

주관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른 의지나 힘에 의해 피동적인 삶을 살다가 갈 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그의 주장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허무주의를 배운 것이 아니고 오히려 생각의 폭을 조금 더 넓혔다.

그냥 내 생각대로 살아가되 순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진리다.

포기해야 할 순간에는 미련을 두지 말고 포기해야 한다.

3000명을 죽인 사람들에 대한 분노도 필요 없고, 어린 아이 목을 칼로 벤 착취자에 대한 분노 따위도 모두 그냥 스쳐지나가는 바람처럼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인생이 편하다.

어떤 현상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그로 인하여 고뇌하기 보다는 그냥 생각 없이 주어진 현상에 몸을 맡기면 되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사라져 버리는 양피지 속의 이야기들처럼 말이다.

이런 글을 적고나니 내가 조금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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