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가끔은 있어요 / 이옥선

. 가끔은 있어요 / 이옥선 붉다 못해 검붉은 동백처럼 향일암 건너서 보인 바다에 표표히 뜨거운 몸을 식히고 싶을 때가 가끔은 있어요 잎이 자라고 꽃이 피는 봉숭아꽃물 손톱에서 물이 다 빠지는 시간만큼 사랑이라 여겼던 적이 가끔은 있어요 애가 타고 목이 마른 인생 가끔 건들 스치듯 이는 바람에도 분분히 떨어지는 봄꽃같은 열정 말고 가끔은 말이에요 정말 가끔은 말이에요 뿌리가 뽑히고 줄기가 부러지고 비바람에 온몸이 상처투성이 동백꽃 뭉텅이로 뚝뚝 떨어져도 어쩔 수 없는 목이 타들어가는 진한 사랑 내 영혼에 온전한 한 사람 내 이름을 불러준 단 한사람인 그대와 불꽃같은 사랑을 하고 싶을때가 가끔은 있어요 - 2009  징검다리 동인지 수록 -

출처 : 이옥선의 보물 창고

글쓴이 : 스카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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