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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다시 보는 장자

by 굼벵이(조용욱) 201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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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매달린 삶(倒置之民)>

사람들은 중요한 것 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에 더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나의 행복이 중요한가 아니면 권세와 돈이 더 중요한가?

喪己於物 失性於俗 : 物 때문에 자기를 잃고 세속에 빠져 본성을 잃게 되니

安時而處順 : 때를 기다려 편안히 순리에 따라 처신하면

哀樂不能入 : 슬픔과 즐거움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달리며 생각하기 그리고 앉아서 잊기>

욕망하는 삶은 마치 走思(달리며 생각하기), 坐馳(앉아서 엉덩이를 들썩거림)와 같아서

늘 번뇌에 시달리니 욕망에 질주하는 삶에서 벗어나 坐忘(앉아서 잊기)하는 삶이 필요하다.

 

<心齋(마음 재계하기 齋:줄이고 덜어내고 없애기)>

채워 넣으려고 하는 창고로서의 마음이 속박과 억압을 낳아 소통을 방해한다.

잡념을 없애고 귀나(귀는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으로(마음은 밖의 것을 맞출 뿐이므로) 듣지 말고

오직 氣로 들어야 한다.

기는 텅 비어 있어 만나는 대로 응대한다.

참된 도는 텅 빈 곳에 모인다.

바로 그 텅 빈 곳이 심재이다.

 

<본성대로 사는 삶 達性(達生)>

외적 요구에 흔들리거나 훼손되지 않고 자신의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삶이 필요하다.

혼돈의 예에서 알 수 있듯 7가지 구멍으로 느끼는 각종 감각이 오히려 본성을 제약하여 죽음을 가져올 수도 있다.

못생긴 나무가 살아남아 산을 지키고(無用之用) 상처받은 가지의 옹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듯 고유성을 잃지 않고 본성대로 사는 삶이 자신을 자신이게 한다.

 

<자유로운 외톨이의 삶 畸人>

고여있는 작은 물에서는 생존을 위해 물고기가 맞대고 부대끼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지만 바다나 큰 호수의 물고기는 각자 마음껏 누비며 자유롭게 노닌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어들지 마라.

지식의 틀로 자신을 묶어버리지 마라

(지식의 틀은 사건이나 사물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견해일 뿐)

지식의 틀에서 벗어나 도를 깨달으면 홀로 설 수 있고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경지에 도달한다.

(사물과 사건을 자기관점으로 해석하며 살아감)

매 순간이 새로우니 자기만의 창조적인 삶을 살아라.

(朝徹以後能見獨 見獨以後能無古今 無古今以後能入於不死不生 殺生者不死 生生者不生)

 

<변신이야기>

곤어가 붕조로 변신해서 왜 하늘을 날아야 하는지를 하루살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는데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가 되어 70년을 살아가는 꿈을 꾸고 있는 중인지 알 수가 없다.(胡蝶夢)

모든 것은 氣로 이루어져 고정된 것이 없고 늘 변화무쌍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이나 시간 안에 가두어 두려는 마음이 갈등과 아집 충돌을 낳는 것이다.

따라서 나와 타인의 변신을 인정하고 변화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자유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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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부분 최진석 교수님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본질에 집중하고 기존의 지식이나 주변에 얽매이지 않으며 사건과 사물에 대한 자기만의 관점을 가지되 고착되어서는 아니되고 늘 변화하면서 창조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결론인 것 같습니다.

세속적 가치로 심리적 갈등에 시달리고 있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많은 위안과 삶의 지침을 줍니다. 

우리는 생각에 지배되는 삶을 살아갑니다. 

삶의 궤적에서 축적되어온 생각의 덩어리(complex)가 혹 자아(Ego)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 생각덩어리가 고정관념이 되어 새로운 나의 삶을 방해합니다. 

나의 자아를 버리고 대신 마음 안에 온전히 상대방을 넣어두는 연습을 하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