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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소설 풍수 (김종록)

by 굼벵이(조용욱) 2021.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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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란 장풍득수 즉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는다는 말로 중국 진 나라 때 곽박이 지은 장경에서 유래 되었다.

감여, 지리, 지술이라고도 하며  풍수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하기도 하느니 땅에는 생기가 흐르고 있는데 이 생기를 받아 인생의 행복을 추구하는 법술이 바로 풍수다.

​특히 명당의 모양을 중시하는 형국론은 거의 독보적이다.

이 풍수의 목적은 크게 둘로 나뉘는 데

그 첫째는 산자의 거처인 주택을 좋은 땅에 지어서 행운을 구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죽은 조상의 묘를 좋은땅에 잡아 자손의 번영을 꾀 하려는 것이니라

곧 추길피흉이라는 말이다 

 

땅은 살아 있으며 인간의 어머니와 같다

초목만 키우는것이 아니다

땅은 인간을 생육하느니 그래서 어머니라 하는 것이니라

인간은 땅 위에서 살다가 나중에는 땅으로 돌아간다

어머니의 품에서 살다가 어머니의 품속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땅을 어머니로 보기때문에 풍수에서는 인간을 젖먹는 아기와 같이 취급한다

풍수 명당 자리가 여성의 유방 혹은 성기의 모양을 띄는 건 다 그런 소치에서이니라

 

​풍수에서 용이란 보통 산을 가르키는 말이지만 평지보다 조금만 높아도 용이라 할 수 있다

이 나라의 모든 용은 태조산인 백두산에서 뻗어 나오는데

등뼈와도 같이 큰 줄기를 간용 간용에서 갈라져 나오는것을 지룡이라고 한다

​용이 생기를 맺는것을 혈이라 한다

봉분을 뒤에서 봐서 왼쪽이 높으면 남자이고 오른쪽이 높으면 여자이다

바위가 없는 흙 산에는 바위가 있는 곳이 명당이고 돌산에는 흙이 있는 자리가 명당

 

살 만한 땅을 고르지 말고 살고 있는 땅을 사람에 맞게 가꾸라

집에 돌아온 득량은 전혀 새로운 자세로 다시 산서를 꺼내 들춰보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그가 읽어내야 할 것은 명당을 찾는 법술이 아니라 명당을 보전 하는 묘책이었다

그는 청오경을 필두로에서 여러 산서들을 되짚어 나갔다

자연은 살아 있다는 것, 때문에 산을 숭배하고 바람을 숭배하고 물을 숭배해야 한다는 것

아무리 귀한 용도 그 세를 다치게 되면 천한 용이 된다는 것,

생기를 그대로 받아야만 명당 구실 제대로 한다는것 등등의 가르침은

딱히 어느 한 구절을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산서 마다에 기초가 되어 흐르고 있었다

명심해라 할애비가 평생을 두고 찾아온 명당을 백개 천개 찾는 일 보다

명당 아닌 땅을 명당으로 가꾸는 일이 훨씬 더 값이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