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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615 메타포 리더십, 사실 그건 리더십도 아니다!

by 굼벵이(조용욱)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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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6.15(화)

OO직군 폐지방안을 놓고 처장님과 내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기에 이를 토의하기 위하여 K부장과 L과장, KY과장을 불러 회의를 했다.

회의 결과 당초 내가 생각했던 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당초 보고서를 글자 하나 안 고치고 처장 방에 다시 들어갔다.

처장 지시사항에도 불구하고 그냥 진행하여야겠다고 말하려니 처장이 항명한다고 또 뒤집어질까봐 영 불안하고 꺼림칙하다.

그래도 처장이 어제 한 말(끝까지 밀고 나가는 고집도 필요하다는)도 있고 해서 심호흡 한번 하고 들어갔다.

마침 L과장이 보고한 S부처장 건을 보시고 계시면서 내게 무슨 고집을 그렇게 부리냐면서 한 말씀 하신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다가 사정을 알아보고는 이과장이 나와 상의하지 않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음을 설명하였다.

암튼 나는 OO직군 폐지방안을 당초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하자 처장은 OO, AA직 승진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동시에 지적해 주기를 바라기에 돌아와 그 부분을 수정했다.

그 바람에 몹시도 분주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KET부장이 잠깐 들렀는데 바빠서 차 한 잔 제대로 나누지 못하였다.

KT과장이 고쳐온 인권위원회 자료에 대하여 그와 의견을 교환하며 수정하는 과정에서 그를 설득시키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의 거친 보고서를 다듬는 과정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문장은 만연체에 문맥이 꼬여있고 불필요한 사족이나 반복된 용어가 많아 이를 교정하는데 짜증이 많이 났지만 하나하나 설득하여 스스로 손을 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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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이 사창립 기념행사 리허설을 한다고 우리처 전 직원을 강당으로 불러 새로운 구상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난 그의 그런 생각이 훌륭하다고 보지않는다.

기념식이나 행사 따위는 그냥 행사일 뿐이기에 조촐하고 경견하게 치르면 된다.

거기 무슨 쓸데없는 이벤트가 필요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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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무렵에는 보고도 하고 지시도 받기 위하여 KY과장과 함께 처장방에 들어갔는데 우리에게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를 해주신다.

KY과장에게는 고무적인 충고도 해 주었다.

아마도 그에게 많은 격려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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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은 부장들을 불러 모아놓고 KY과장과 내게 했던 말을 또다시 되풀이 하였다.

내가 처장에게 권고한 의견을 받아들여 이를 몸소 실천하기 위함이다.

그는 그간 자신이 보였던 은유적 행동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고 이를 다시 과장들에게도 전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메타포 리더십...

사실 그건 리더십도 아니다.

부하직원을 농락하는 거다.

그리고는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기에 어제 점심식사를 맛나게 했던 마산 아구찜 집으로 예약했다.

회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제 들렀던 고메이 카페에서 K부장과 맥주를 세병씩 나누면서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