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8.13~15(여름휴가)
집사람도 시간 내기가 어렵고 나도 쉽지 않아 그냥 3일간의 연휴를 이용한 휴가를 다녀오기로 했다.
KSJ이에게 부탁을 했더니 전북 임실군 덕치면(순창군과 경계지역에 있음)에 있는 장구목(옆집은 장군목)이라는 민박집을 소개해 주었다.
아침 일찍 출발한다고 서둘렀는데 준비가 늦어져 8시 반이 넘어서야 출발을 하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집 앞에서 자동차 옆구리를 받히는 교통사고까지 당했다.
개인택시가 골목길을 들어가려다 갑자기 백을 하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
“그냥 지나가라잖아!” 하는 집사람 말만 믿고 그냥 지나가다가 정통으로 받혀버린 것이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다.
운전자는 오로지 제 생각대로만 운전해야한다.
운전 중 함부로 다른 사람 말을 쫓다보면 사고를 당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사람은 운전 중 자기 말을 안 듣고 제맘대로 운전한다고 늘 불만이었었다.
그 운전기사는 백발의 노 기사인데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던 사람으로 근처 정비소를 잘 알고 있다며 아는 정비소로 안내를 해주었다.
우선 적당히 응급처치만 받고 나중에 다시 고치기로 하고 자리를 떴다.
경부고속도로는 휴가의 절정기 시즌이어서 엄청 붐볐다.
명절 때 보다도 더욱 많은 차량이 줄을 이었고 천안에 들어설 때까지 그 행렬이 줄어들지 않아 오후 2시가 되어서야 겨우 전주에 닿을 수 있었다.
KSJ이가 OO과장과 KIS과장을 대동하여 내게 길을 안내해주기 위해 나와주었다.
KSJ이가 내 차에 타 장구목으로 안내했고 아이들은 OO과장 차에 태웠다.
가면 갈수록 심심산골로 들어갔다.
한 시간여를 가는 동안 주위에 주유소를 한 곳도 볼 수 없었다.
연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들어오면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산길을 돌고 돌아 도착한 장구목 민박집에는 휴가차 사람들이 꽤 많이 와있었다.
나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어항을 설치했다.
OO과장은 루어바늘낚시를 설치하고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잡았는데 씨알이 괜찮은 피라미를 몇 마리 잡아 민박집 아줌마한테 매운탕에 함께 넣어 끓여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어항으로 잡은 고기는 엄청 많았지만 너무 작아 배를 딸 수가 없어 못 먹는다고 해 모두 버렸다.
KSJ이가 준비해 온 복분자 원액주를 매운탕과 함께 마셨다.
그것도 모자라 소주를 몇 병 더 시켜 마신 후 그를 보냈다.
KSJ이가 방값까지 전부 계산해 놓았다.
KSJ이한테 너무 신세를 진 것 같다.
이튿날은 아침부터 나는 물고기 잡기에 여념이 없었고 아이들은 고무 튜브를 타고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집사람도 거기 가세하여 함께 튜브를 타고 놀았다.
나는 거기 놀러온 다른 집 조무래기들과 놀았다.
아이들 보는 앞에서 어항을 놓고 아이들이 어항을 지켜보게 한 후 건져내어 물고기를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과거 내가 느꼈던 추억을 돌려주려고 하는 어항 고기잡이 여행인데 우리 아이들은 전혀 관심이 없고 다른 아이들만 송사리처럼 몰려들어 좋아했다.
그래, 그러면 됐다.
다른 아이들에게라도 나의 어릴 적 추억을 물려주면 된다.
이 아이들은 평생 오늘의 추억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출발 전에 조심하라며 그렇게 교육을 했는 데에도 호신이는 결국 까불다가 안경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아이들은 오전 내내 물에서 놀다가 어깨와 팔에 화상을 입었다.
점심은 내가 라면으로 어죽을 끓였다.
모두들 맛나게 잘 먹어주었다.
저녁은 닭도리탕을 먹으려고 했는데 닭이 없어 못 먹고 대신 새우탕을 먹었다.
아이들 실망이 컸다.
아이들은 복날에 꼭 닭을 먹을 거라며 기대가 컸었다.
그러면 다음 날에 꼭 닭을 사달란다.
다음날(14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 온 식구를 깨우고 서울 올라갈 준비를 했다.
새벽 7시 조금 넘어 장구목을 떠났다.
이인 휴게소에서 명동칼국수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출발했으나 너무 졸려 중간에 집사람과 운전을 교대했다.
물고기를 잡으며 다른집 아이들과 노는 일도 중노동이었던 모양이다.
서울 가까이에서 조금 막히기는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집으로 들어왔다.
점심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집사람과 또 다투었다.
그녀가 삼계탕을 먹자고 해 인터넷을 뒤져 삼계탕 집에 전화까지 해 문을 열었는지 확인까지 하고 먹으러 가자고 하니 이번에는 다른 곳으로 가잔다.
둘이 서로 삐꺽거리다가 결국 그냥 집에서 라면을 삶아 먹었다.
1,2직급 다면평가 보고서와 임원 선발 지침 제정에 관한 보고서에 대하여 사장 결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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