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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810 감춰진 내심을 털어놓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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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8.10(수)

1,2직급 다면평가 보고서를 올렸다.

처장이 요구하는 스타일대로 만들어 올리니 무척 좋아한다.

전무님과 부사장님도 보고서를 받고 모두들 좋아하신다.

부사장님은 더운데 휴가도 못가고 고생이 많다는 이야기까지 하신다.

같은 일을 해도 이런 분 밑에서 따뜻한 말을 들으며 생활하면 일이 즐겁다. 

부사장은 결과에 대한 활용이 미약하다는 지적을 했지만 일단 시행 해 보고 축적된 결과치를 분석해서 나중에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흔쾌히 사인하셨다.

일단은 제도시행 자체만으로도 1, 2직급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는 말씀도 덧붙였다.

처장 방에 들어가 전무님이나 부사장님 결재 진행내역을 설명하니 처장님 기분이 좋아보인다.

이 틈을 놓칠세라 곧바로 “내년에는 저도 교육 좀 다녀와야겠습니다.”고 말씀드렸다.

갑자기 교육이야기를 꺼내자 의아해하며 처장이 교육은 무슨 교육이냐고 묻기에

“나무를 베더라도 일단 톱날을 먼저 갈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부족한 게 너무 많습니다.” 했더니

“당신이 제일 열심히 공부하는데 부족하긴 뭐가 부족하냐?”면서 무어라 뒷말을 남겼는데 내가 끝까지 그 말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채 방을 나섰다.

일단 내 생각을 전달한 셈이다.

 

CW 부처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MK처장과 소주를 한 잔 하잔다.

M처장은 OOOO원 촉탁으로라도 남아 한 일년 더 근무하고 싶어서 부사장, 전무, 기획처 KS부처장 사이를 오고가며 여러 가지 시도를 다 해봤는데 나한테 한계에 부딪혔다며 나를 설득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그가 더 이상 근무하기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려주었다.

그 때문에 컨설팅 까지 했던 사실을 그대로 C부처장에게 이야기 해주고 만일 그런 자리라면 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만일 C부처장이 판단해서 가도 괜찮을 듯싶다면 가겠노라고 했다.

결국 C부처로부터 같이 가자는 전화가 다시 왔고 이남장 설렁탕집에서 수육 한 사라를 놓고 셋이 앉아 소주를 급하게 4병이나 마셨다.

약속대로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

나는 있는 그대로 인사에 관한 컨설팅을 해 주면 되는 것이다.

그만큼 이 건에 대하여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와 소주를 나누더라도 거리낌이 없었다.

M처장은 우리 아버지가 군인이셨다는 것만으로 좋아하셨다.

아버지가 군대생활 하시던 시절에 내가 경험했던 추억을 아이들에게 물려주려 이번 여름에 개울에 가서 어항을 놓으려 한다고 했더니 매우 좋아했다.

애나 어른이나 어린 시절의 아름다움은 다 행복하게 간직하고있어 그리운 모양이다.

일찍 집으로 들어와 침대에서 집사람이랑 아주 특이한 방식으로 사랑을 나누었다.

남자들이 단란주점 따위에 가서 술을 어떻게 마시는지를 설명해주고 내가 그대로 시범을 보여주었다. 

단란주점에서 누군가가 시범을 보였던 내용을 기억해 내 와이프를 상대로 술을 마시며 변태적 애정핵각을 벌이는데 호신이가 갑자기 우리 방에 들이닥쳤다.

이놈이 무슨 냄새를 맡은 듯하다. 

용코로 걸렸다. 

나는 얼른 옆으로 누웠다.

잠시 후 집사람이 아이들을 정리하고 다시 들어왔다.

이후 하다 말았던 일을 다시 시작하여 끝까지 성사시켰다.

서로에게 평생에 걸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한거다.

살면서 가끔은 그런 엉뚱한 이벤트도 필요하다.

조금은 변태 같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신선한 맛을 주었다.

평생 내 목을 조르는 페르조나를 벗어던지고 원초적 삶을 시도해 본거다.

새가슴이라 술집 색시에게 조차도 못해보고 제 마누라를 상대로 처음 해 본 거다.